[르포]'소음·모발까지 연구한다'...다이슨 싱가포르테크놀로지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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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싱가포르테크놀로지센터 내 마련된 음향연구실험실. 반 무음 실험실에서 제품 소음을 측정할 수 있다. 이영호기자youngtiger@etnews.com

“음향연구실험실에 1000만 파운드(약 146억원)를 투입했다. 제품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면서도 성능 저하를 막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니클라스 유 다이슨 음향 엔지니어는 '다이슨 싱가포르테크놀로지센터(STC)'를 방문한 취재진에 이 같이 설명했다. STC는 싱가포르 사이언스파크원에 자리하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학과도 인접한 곳이다. STC는 다이슨 신제품 개발 핵심기지로 손꼽힌다.

실험실에서는 전압별 모터 소음을 측정했다. 가청 주파수 범위 내에서 사람 귀가 '소음'으로 인식하는 소리가 빨간색 실선으로 그려진다. 전압이 바뀌자 빨간색 실선이 사그라들고 모터에서 나던 소음도 한결 듣기 편안해졌다. 반 무음실에서는 9개 마이크가 공간 곳곳을 채웠다. 제품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사람이 어떻게 인식하는지를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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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다이슨테크놀로지센터 입구. 다이슨 제품 내부 설계를 볼 수 있다. 이영호youngtiger@etnews.com

바로 옆에 위치한 모발과학실험실에서는 신제품 '에어랩 스타일러' 실험이 쓰인 인모(人毛)가 주렁주렁 걸렸다. 다이슨은 신제품 개발을 위해 인종마다 머리카락을 수집했다. 인종마다 머리카락 굵기와 곱슬거림 등 성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1500㎞에 달하는 머리카락이 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이처럼 STC 내에는 사소해보이는 부분까지 연구하는 연구실이 곳곳에 마련됐다. 이곳에서만 약 400여명의 엔지니어가 근무한다. 엔지니어가 시간을 갖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는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 대표의 의지 때문이다.

다이슨 대표 자신도 엔지니어 출신이기 때문에 엔지니어에게는 R&D 기회가 많다는 것이 다이슨 관계자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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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C 모발과학실험실 내부 모습. 인종별 인모를 모아 에어랩 스타일러 개발에 활용했다. 이영호기자youngtiger@etnews.com

다이슨은 싱가포르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다이슨 모터제조라인(SAM)', STC에 이어 최근 전기차 공장 건립 계획까지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숙련 엔지니어 인력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다이슨 동남아 공급망과 인접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서만 SAM과 STC에서 1100여명 다이슨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자동생산설비를 갖춘 SAM에서는 올해에만 1300만개 모터를 생산할 예정이다. 2.6초에 모터 한 개를 생산하는 꼴이다.

스콧 매과이어 다이슨 글로벌 엔지니어링 및 오퍼레이션 부사장은 “STC에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제품 기획부터 완제품 개발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면서 “싱가포르는 우수한 인력과 제조 기반이 갖춰진 국가로 미래사업으로 추진 중인 전기차 사업을 전개하기 유리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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