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게임을 바라보는 시선, 무엇이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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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게임을 마치 마약처럼 보는 부정 인식이나 편견부터 달라져야 한다. 게임 산업도 그렇고 e스포츠도 그렇고 한국이 세계에서 최강국이었는데 이런저런 부정 인식과 그로 인한 규제로 지금은 중국에 추월당했다. 육성에 적극 힘쓰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한 말이다. 당시 게임업계는 문재인 후보 대통령 당선 이후 게임 산업과 e스포츠 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에 부풀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반이 지난 지금 그 기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게임이나 e스포츠 관련 발언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관련 행사를 간 적도 없다.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의 공약은 단지 득표를 위한 '공수표' 남발에 불과한 것이었다.

게임을 둘러싼 환경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 냉혹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발 '게임 중독 물질 지정'이 현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부처 간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산 게임은 우리나라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지만 반대로 국산 게임은 중국에서 판호 금지에 묶여 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

정부 각 기관에서 대체 어떻게 게임과 e스포츠를 바라보고 있는지 듣고 싶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물었다. 블루홀 의장이기도 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에게는 “게임이 4차 산업혁명에 포함되는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는 “e스포츠는 게임인지 스포츠라고 생각하는지” 질의했다.

장 위원장은 “게임이 4차 산업혁명에 포함되는지 논란이 있다”고 대답했다. 장 위원장이 4차위원회를 이끌면서 게임 진흥을 위한 활동이 전무했고, 의지도 없었으며, 관련 발언조차 있지 않은 것이 이해되는 대목이었다. 이 회장은 “e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대한체육회가 보수 성향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국감장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대답하는 것을 보니 황당했다.

올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사업을 주도한 'e스포츠 명예의 전당'이 개관했다. e스포츠 종주국임을 자처하는 우리나라이기에 다른 일정을 취소해 가면서까지 개관식에 가서 직접 축하를 했다. 며칠 뒤 이곳에 기재된 여러 정보가 엉망이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콘진원은 부랴부랴 틀린 정보를 수정했다. 사과까지 하며 사태는 끝나는 듯 했다.

해프닝으로부터 두 달이 채 되지 않을 무렵에 문득 그 모든 오류가 정말 다 바로잡혔는지 궁금했다. 의원실 직원들이 가서 하나하나 내용을 점검했다. 아니나 다를까 여전히 틀린 내용이 여기 저기 남아 있었다. 기기가 고장 난 것도 있었다. 오류를 국감에서 지적해 사과와 함께 수정약속을 받긴 했지만 이러고도 e스포츠 종주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누가 뭐라 해도 우리나라는 게임 강국이자 e스포츠 종주국이다. 아니, 얼마 전까진 그랬다. 지금은 점점 세계무대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게임을 4차 산업혁명으로 생각하지 않고, e스포츠를 스포츠로 보지 않으며, 게임을 득표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나라가 맞이할 수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 없다. e스포츠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트렌디한 스포츠다. 게임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다. 게임과 e스포츠는 우리나라 문화 콘텐츠이자 미래 먹거리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게임과 e스포츠를 제대로 살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도 나서야 한다. 이미 우리 의원실을 중심으로 e스포츠 각 전문가들이 모여 'e스포츠 진흥법 전부개정안 TF'도 구성, 조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모여여 우리나라 게임 산업과 e스포츠가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제패하는 그날을 꿈꿔 본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대한민국게임포럼 공동대표 nowoncap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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