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아픈 손가락' 中 시장, 내년부터 효율 높여 수익성↑

현대·기아자동차가 내년부터 중국 시장에서 라인업을 단순화하고 인센티브를 안정화하는 등 양적 성장보다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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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5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 연말부터 중국 시장 경영 수익 강화를 위해 체질개선에 나선다. 이를 위해 △판매라인업 단순화 △공장 가동률 향상 △인센티브 축소 등 정책을 펼친다.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이유는 최근 경영악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중국시장 부진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 2014년 177만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이 9.0%에 달했지만 지난해 115만대에 그치며 점유율 4.6%로 곤두박질쳤다. 중국 현지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이 겹치면서 경영 악화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9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 56만여대, 기아차 24만여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경우 판매량이 14% 이상 증가했지만, 기아차는 신모델 투입시기가 늦어지면서 3.8% 가량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 3.5%, 기아차 1.5% 등 총 5%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보다 판매 상황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사드보복' 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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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중국 전략형 준중형 세단 라페스타.

판매 부진은 현대·기아차 중국 현지 공장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다. 중국은 현대·기아차 해외 생산 공장 중 가장 큰 규모를 갖추고 있다. 현대차 중국공장은 165만대 생산능력을 갖췄지만 지난해 78만대 판매에 그쳤고, 기아차 중국공장은 89만대 생산능력을 지녔지만 36만대밖에 판매하지 못했다. 올해도 가동률이 50~60%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수익성 개선의 첫 걸음으로 판매 차종 단순화 작업을 시작한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출시 15년 이상 된 모델의 경우 저가라인, 최신 모델의 경우 고가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노후모델의 경우 중국 현지 제품과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서 인센티브를 과다 지급해 시장 점유율 하락과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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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중국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즈파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내년부터 라페스타, 투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신형 싼타페 등을 투입해 신차 중심으로 라인업을 개편한다. 기아차는 스포티 콘셉트 승용차 3개 차종, SUV 4개 차종(도심형·쿠페형·CUV)으로 단순화해서 집중 육성한다. 특히 중국 정부가 3년 만에 자동차 구매세를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1600㏄ 이하 엔진을 탑재한 신차 판매가 늘어날 전망이다.

또 중국 ICT 업체들과 신기술 협력 통해 20~30대 어필할 수 있는 신기술 적용에 지속적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바이두와 공동개발한 커넥티비티 시스템을 신차에 탑재하고, 알리페이를 통해 차 안에서 직접 온라인 결제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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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중국법인이 지난 4월 출시한 신형 즈파오(국내명 스포티지)에 탐재한 AI 샤오두 로봇(제공=현대·기아자동차)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지금까지와 다른 경영·판매전략이 필요해졌다”면서 “최근 사드 보복이나 중국 업체 경쟁력 급성장 등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자사 차량의 경쟁력 약화를 주요 원인으로 보고, 수익성과 판매를 동시에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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