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 온 '경기 하강 국면'…정부는 “더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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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감소했고, 생산·소비도 지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이런 분석에 힘이 실렸다. 반면에 정부와 통계청은 경기 회복세가 아님을 인정하면서도 하강 국면으로 보기엔 성급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9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3포인트(P) 하락한 98.6을 기록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현재 경기가 어떤 국면에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12월 100.7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특히 지난 4월 전월 대비 0.1P 감소한 99.7을 기록한 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 6월부터 4개월째 감소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9월 전체 산업생산은 광공업·건설업 등에서 생산이 줄어 전월 대비 1.3% 감소했다. 지난 7월 증가 전환 후 8월까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9월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4.8%), 전자부품(-7.8%) 등이 줄어 전월대비 2.5% 감소했다.

6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했던 소매판매(소비)도 9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9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줄어 전월 대비 2.2%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7개월 만에 증가(2.9%)로 전환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 등에 따른 설비 증설 영향이 커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기성은 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한 상황으로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하강이 올해 초부터 시작돼 중순부터 뚜렷해졌다”며 “지속되던 경기 하강이 오늘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에서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임을 인정했다. 다만 경기 하강 국면으로 판단하기엔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경기지표가 부진해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6개월 연속 하락은 중요한 신호지만 자동으로 '국면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경기 상황을 예의주시 할 계기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발표한 경제동향 자료에서 10개월 만에 '회복세' 표현을 제외했듯 지금을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지만, 하강 국면 공식화까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설명이다.

고광희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나 만으로 경기 하강 국면을 판단할 수 없다.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 우리 경제는 수출·소비는 양호한 흐름이지만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8년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자료:통계청, 2015=100)

눈 앞에 온 '경기 하강 국면'…정부는 “더 지켜봐야”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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