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수세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상승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이 하루 만에 2000선을 되찾았다. 개장 초반 뉴욕 증시 하락, 반대매매 물량 출회 등에 장중 연내 최저가를 다시 썼지만 안정세를 보이며 2000선 부근에서 하방 지지선을 구축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93% 오른 2014.69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 뉴욕증시 하락으로 1985.95에 개장한 코스피는 오후 들어 기관매수세에 강세를 보이다 2020선을 내주고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 상승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2.29% 오른 4만2350원, SK하이닉스는 2.1% 오른 6만8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9.79%, 셀트리온은 3.44% 상승했다. 넷마블은 2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소식에 16.01% 급등했다.
전일부터 이어진 정부의 증시 활성화 공감대에 기관투자자 등이 화답하면서 2000선 부근에서 하락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19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에서도 1489억원을 순매수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일 국정감사에서 “변동성 확대시 금융시장과 관련된 '컨틴전시 플랜'을 나름 갖고 있으니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도 '2018 상생과 통일 포럼'에 참석해 증시 불안정이 지속될 경우 해외 투자설명회(IR)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오전 긴급간부회의를 열어 “현재 마련해 놓은 컨틴전시 플랜을 언제 어떻게 가동할지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김용구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묵묵대응으로 일관하던 정부 정책이 시장 투자가의 애끓는 절규에 비로소 화답하기 시작했다”며 “코스피 2000선 부근 하방 지지선 구축 가능성을 암시하는 지시등이 희미하게나마 다시 커졌다”고 말했다.
코스닥도 상승세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2.29% 오른 644.14에 거래를 마쳤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시계가 긴 투자자는 현재 같은 공포국면을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코스닥) 폭락국면은 이전과 다른 예외적인 초유의 국면일 수 있다는 공포에 사로잡히지 말 것”을 권고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