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가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연이어 호실적을 신고했다.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LG전자도 3분기 만에 역대 최고 영업이익과 비슷한 성적표를 냈다. 다음 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도 분기 영업이익 신기록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시장 전망이 갈리지만 4분기 이후에도 전자업계는 실적 안정세를 이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25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분기 연속 트리플크라운 행진이다. 매출은 11조4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 전 분기 대비 10% 각각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 전 분기보다 16% 늘어난 6조4724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 실적은 이번에도 D램이 견인했다. D램은 3분기 서버용 제품 수요가 이어진 데다 모바일용 제품도 계절 성수기 효과로 증가했다. 분기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5% 늘었다. 이전보다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평균 판매가격도 전 분기보다 1% 올랐다.
낸드플래시 사업은 계속되는 가격 하락에도 기업용·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공급을 늘렸다. 3분기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가격은 10% 하락했지만 출하량은 전 분기보다 19% 증가했다. 회사는 모바일 고용량화 추세에 적극 대응하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비중을 확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고부가 제품인 기업용 SSD가 전체 SSD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메모리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D램 공급 부족이 완화되고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중국 정보기술(IT) 시장 위축 등 대외 여건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장기 메모리 호황세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도 3분기 매출액 15조4270억원, 영업이익 7488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작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45.1% 증가했다.
LG전자는 올해 연간 실적이 역대 최대가 확실시 된다. 특히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누적이 2조6276억원으로 역대 연간 영업이익 최대인 2009년 2조6807억원에 근접했다.
실적 상승세는 생활가전 사업과 TV 사업이 이끌었다. 생활가전 매출액은 역대 3분기 가운데 최대인 4조85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함께 영업이익률도 높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생활가전이 8.4%, TV가 8.8%로 각각 나타났다. 1분기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보다는 다소 하락했지만 경쟁 업체 대비로는 월등히 높다.
성장 동력 사업인 자동차부품(VC) 사업 실적 개선도 눈에 띈다. VC사업본부는 3분기 매출 1조1760억원을 올리며 사상 첫 매출 1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인포테인먼트 신규 프로젝트 양산 시작과 함께 8월 초에 인수한 ZKW 실적이 3분기부터 연결실적에 반영된 효과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기, 전자, 모바일 등 기존에 보유한 전사 차원의 역량이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시너지를 일구며 VC본부 성장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ZKW 인수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은 물론 거래처가 확대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이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은 여전히 부담이지만 적자폭이 줄어드는 것은 밝은 소식이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3분기 손실은 1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0억원 이상, 전 분기 대비 400억원가량 적자폭을 줄였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