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신용평가사 R&I가 17일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등급 상향조정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와 비교하면 무디스·S&P(AA)보다 한 단계 낮고 피치와 같은 수준이다.
R&I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것은 2006년 4월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한국의 견조한 성장세, 금융·재정·대외건전성, 최근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 완화 등을 고려한 결과다.
R&I는 한국 경제가 견조하며, 소비 증가가 투자 둔화를 상쇄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 후반대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마찰 심화에 따른 수출 영향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소득분배 형평에 주안점을 둔 확장적 재정정책이 경기를 떠받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 정책과 관련해선 노동시장 관련 정책에 다소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소기업 지원·혁신을 강조하는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고, 이를 낮추는 것은 장기 도전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담보대출 채무불이행 비율이 매우 낮고 은행 신용위험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고 있으며, 당국 규제·감독으로 시스템 위험은 낮다고 평가했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재정 부담이 다소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재정 규율에 중대한 변화는 예상되지 않으며, 국가채무 비율이 낮아 특별한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R&I는 이번 신용평가 때 북한 관련 우리 정부의 잠재적 재정 부담을 고려했으며, 최근 한반도내 긴장 완화로 이런 위험이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기획재정부는 “앞으로도 국제신평사와 해외투자자 등에 관련 정보를 적시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해 우리 경제 대외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