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도 2.9%에서 2.6%로 대폭 낮춰 제시했다. 올해와 내년 모두 우리 정부가 제시한 수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IMF는 9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을 발표했다.
IMF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3.7%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3.9%)보다 0.2%포인트(P) 하향 조정한 수치다.
IMF는 “2016년 중반부터 시작된 경기 확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2018~2019년 성장률도 2010~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면서도 “세계 경기 확장세는 지역별로 상이하며 중기 경제 성장률은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무역 긴장 고조,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 중심 자본유출 등 위험요인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한국 성장률 전망은 올해 2.8%, 내년 2.6%로 제시했다. 종전 전망치보다 각각 0.2%P, 0.3%P 낮췄다. 세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을 반영하고, 2분기 우리 경제가 0.6% 성장(전분기 대비)에 그친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IMF가 제시한 수치는 올해와 내년 모두 우리 정부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2.9%, 2.8%로 제시했다. 최근 들어 국내외 기관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추세라 정부·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추가로 낮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한은은 당초 올해 3.0% 성장을 예상했지만 지난 7월 2.9%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단 워크숍에서 “7월 전망 시점 이후 나온 각 경제통계 수치로 미뤄볼 때 성장과 물가에 대한 종전 전망치가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IMF는 이번 세계경제전망에서 선진국보다 신흥개도국 성장률을 많이 하향 조정했다.
선진국은 올해 전망치를 유지(2.4%)했고, 내년은 종전 전망치 대비 0.1%P 하향 조정(2.2%→2.1%)했다. 미국 성장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유로존은 올해 상반기 실적이 예상 대비 감소해 올해 전망치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신흥개도국은 올해 기존 대비 0.2%P 하향 조정(4.9%→4.7%) 했고, 내년은 0.4%P 하향 조정(5.1%→4.7%) 했다. 원유수출국 성장률은 상향 조정했지만 긴축적 금융여건과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일부 신흥국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IMF는 “국가별 경기상황에 따른 통화정책 운용, 재정 여력 확충, 생산성 제고를 위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면서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 시스템 수립, 금융규제 개혁 공조, 사이버 안보 강화도 시급하다”고 권고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