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플랫폼 게임 광고 선정성이 점입가경이다. 성행위를 암시하는 광고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전체이용가 무료 게임 광고에까지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이를 제재할 수단은 없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상류사회' 게임 광고가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에 노출되고 있다. 이 게임은 중국에서 개발한 기업 경영 모바일 시뮬레이션이다. 백만장자가 돼 슈퍼카를 타거나 호화로운 요트파티까지 1% 삶을 경험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두고 홍보를 시작했다.
출시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셀링포인트가 달라졌다. 인스타그램에 노출되는 광고가 대표적이다. 고급 차량 보닛에 남성이 기대고 있다. 여성은 남성 배꼽 아래에 머리를 두고 뭔가를 하고 있다. 게다가 '회장님 그러지 마세요. 회사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으니까 우리 집에 가서 하면 안될까요?'라는 문구가 쐐기를 박는다. 남성이 숨을 몰아쉬는 음성도 삽입돼 있다. 이 게임은 17세 이용가다.
'회장님 덥지 않으세요?'라고 물은 후 '일하기, 옷 벗기, 교체'라는 선택지를 누르는 광고도 있다. '주의. 절대 당신 마누라한테 이 게임을 들키면 안 됩니다'와 같은 문구를 노출하기도 한다. 유튜브 광고도 마찬가지다. '오늘 밤은 누구? 이제 누려봐'란 문구를 비롯 전 여자 친구가 속옷만 입은 상태로 무릎을 꿇고 사랑을 갈구하는 영상도 있다.
심지어 광고가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해 광고를 봐야 하는 저연령층 캐주얼게임에서도 노출되고 있다. 성 관념과 권력, 돈에 대한 관념이 형성되지 않은 미성년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실제 게임 콘텐츠는 광고와 다르다. 다양한 여성과 만나 연애를 즐기고 결혼을 해 자식을 낳을 수는 있지만 위와 같은 콘텐츠는 없다.
한 이용자가 해당 게임 구글 플레이스토어 리뷰에 선정성을 지적하자 개발사 G게임은 “회장님, 담당 부서로 전달하겠습니다”라거나 “조금 더 즐겨보시면 게임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했다. G게임은 중국 국경절 휴가로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한 중국게임사 한국지사 관계자는 “같은 중국인으로서 부끄러울 정도”라며 “그러나 선정광고로 매출 순위에 올라간 걸 보면 '우리도 해볼까?'라는 유혹에 흔들린다”고 전했다.
플랫폼은 부적절한 광고를 관리 하고 있으나 광고가 워낙 많다 보니 선정 광고 차단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페이스북은 인공지능과 관리팀, 신고 등으로 관리하고 있다. 유튜브 역시 정책 위반 광고에 차단 조처 한다. 그러나 올 초부터 제기된 선정 광고 송출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행법상 게임콘텐츠는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분류 심의를 거친다. 게임 광고나 선전물은 심사대상이 아니다. 게임위가 제재할 수 있는 건 광고물 차단조치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게임 내용과 광고가 다를 때만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영상 광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소관이지만, 방심위는 게임 광고 유통형태에 따라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6월 게임광고를 사전심의하는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아직 국회 계류 중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사행심 조장, 등급분류 받은 내용과 다른 광고내용에 대해 단속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광고물 선정성 등은 구체적인 규제근거가 미비하다”며 단속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