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성능과 안정성을 높인 인체 이식용 전자소자를 개발했다. 간단한 용액 공정만으로 생체전자소자 성능을 강화,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윤명한·이광희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팀이 고온·고압 멸균 처리를 한 뒤 몸 안에서 장시간 안정 작동하는 유기 생체 전자 소자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유기 생체 전자 소자는 전도성 고분자 물질을 기반으로 한 생체 전자 인터페이스 소자다. 생체신호 감지 능력, 기계식 유연성,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고 공정비용이 낮아 차세대 인체 이식 전자 의료 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체내에서 장시간 사용 시 구동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전도성 고분자는 내부 이온 이동이 쉽게끔 친수성 고분자 혼합물을 가미한다. 이것이 재료 팽창을 야기한다. 인체 이식을 위해 고온·고압 멸균 처리 과정인 '오토클레이브' 처리를 견디기가 어렵다.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 대표 물질인 'PEDOT:PSS'에 '용액매개결정화법'을 적용, 문제를 해결했다. 용액매개결정화법은 물질을 용매에 넣어 결정화하는 방법으로, 고결정성 분자 재배열을 유도한다.
연구팀은 이 방법으로 PEDOT:PSS 성능을 대폭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피당 전기화학 용량은 기존 대비 3.5배 증가했다. 전기화학트랜지스터 제작 시에도 기존 소자보다 10배 높은 성능 지표를 보였다. 구동 안정성도 개선돼 체내와 유사한 37도 수용액 침수 21일차까지 트랜지스터 성능 변화가 없었다. 오토클래이브 처리에도 강했다.
윤명한 교수는 “생체 전자 소자 개발에 필수인 전도성 고분자 물질 성능 향상과 용액 안정성을 확보했다”면서 “앞으로 생체 전자 소자 상용화와 사물인터넷(IoT) 기반 유연 광센서, 수계 유기전극 기반 촉매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