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탑승객 기분까지 고려하는 소음·진동(NVH) 저감 기술

자동차 업계는 소음(Noise)과 진동(Vibration), 노면 충격 등으로 인한 이질감과 불쾌감(Harshness)을 저감시켜 승차감을 향상하는데 집중해왔다. 물체에 힘을 가했을 때 진동이 발생하고 소음은 이러한 진동이 공기 등 매질에 압력 변화를 일으키는 것인 만큼 서로 상관관계가 깊다. 따라서 하나의 연구분야로 통칭해 NVH라 부른다.

Photo Image
현대모비스 서산주행시험장의 캣츠아이(Cats eye) 시험로에서 조향장치의 소음진동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 (제공=현대모비스)

진동의 특징은 위력이 증가하는 취약 주파수 대역과 지점(공진점)이 있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밀레니엄브릿지(Millenium Bridge)는 이런 원리를 이해하기 좋은 사례다. 설계 시 진동의 위력을 간과한 결과 사람만 걸었을 뿐인데 다리가 흔들리면서 개통 이틀 만에 폐쇄되기도 했다.

진동의 또 다른 특징은 사물에 적용되는 에너지가 클수록 진동 또한 커지고 마지막으로 진동이 커지면 소음도 함께 증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NVH 저감 설계의 기본은 기구물(하드웨어)이 가지고 있는 가장 취약한 진동 대역과 그 위치를 찾아 보강 설계를 하는 것이다. 사람에 비유하면 급소를 중심으로 방어구를 적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른 방법은 투입하는 에너지의 양을 최적화해 제어하는 것이다. 기구를 작동시키는 100 대신 70의 전류를 흘려 진동과 소음을 줄이면서 90의 효과를 내도록 하는 식이다.

이런 NVH 저감 설계는 1차적으로 소프트웨어(SW)적인 해석을 통해 이뤄진다. 별도 해석 툴(tool)을 이용해 가상 CAD(Computer Aided Design) 데이터에 금속, 플라스틱 등 물성을 적용하고 힘의 크기와 방향 등을 입력하면 취약점이 나타나는 식이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추출한 데이터 값을 다시 실차 시험값과 대조해 관련 부품을 찾아내고 설계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실차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마이크로폰이나 가속도계 등으로 측정한다.

NVH는 크게 차체와 섀시, 동력전달장치와 엔진에서 발생한다. 이 중 엔진과 동력전달장치, 차체는 그간 설계 개선과 다양한 충격흡수재, 흡음재와 등을 적용해 정숙성이 크게 향상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노면에서 반사되는 소음과 진동은 한층 부각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섀시 NVH 저감 설계다. 섀시 부품은 노면과 직접 접촉하는 부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이 분야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수한 승차감 등 감성품질의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열쇠다.

섀시시스템은 서스펜션, 조향장치, 제동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서스펜션의 NVH는 쇽업쇼버(Shock-absorber) 소음〃진동이 주를 이룬다. 쇽업쇼버는 요철이 큰 도로를 저속주행 시 고주파 기류음과 저속 주행 시 저주파 이음을 발생시킨다.

제동장치가 내는 소음은 구동, 제동과 선회시에 나타나는 스퀼(Squeal), 브레이크 페달을 살짝 떼면 발생하는 크립-그론(Creep-groan)과 마찰면적이 일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저더(Judder) 등이 있다. 전동식 조향장치가 내는 작동 소음은 주로 조향칼럼(Steering Column)을 움직이는 모터에서 발생한다.

현대모비스는 이러한 NVH 분석을 위해 소음진동 전담 시험 부서와 각종 첨단 툴, 34만평 규모 서산주행시험장(충남 서산시 부석면)을 갖추고 전자제동시스템(MOBIS Electronic Brake), 전동식조향시스템(Motor Driven Power Steering), 첨단 현가시스템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