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 상태에 빠졌던 2차 북미정상회담의 길이 열렸다.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관계 설정을 위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문에 대해 “북한, 한국에서 아주 좋은 소식이 있다”고 환영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직전 트위터를 통해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쓰기도 했다. 이르면 10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에 비핵화를 완성하고 북미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착수한다고 전했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선언문을 구체화함으로써 70년간의 북미간 적대관계 청산을 종착지로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본격 들어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가야할 길은 멀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지만, 미국과 근본적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북한 독재 정권에 대한 미국 워싱턴 정가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또 미국은 안보 문제와 비교하면 한반도 통일 체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정부는 포괄적 차원보다는 주로 자국 안보이익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한반도 통일문제를 다뤄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는 임기 내 가장 큰 시험대가 될 11월 중간선거를 앞뒀다. 보수층을 끌어안아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정권이 비핵화 대가로 요구하는 종전선언은 자칫 미국 내 입지를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 내에서 '딜레마'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한반도 빅딜'을 성사시킬 수 있는 다음 주 유엔총회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내 북한 비핵화 문제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수십년 간 '현상 유지'를 지켜왔던 한반도내 새 질서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다.
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운전자론'을 각인시켰다. 한미동맹이 약화될 수 있다는 미국 내 불만을 잠재울 수 있다면 북미관계에 새로운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적극 지원해 관계 개선의 '지렛대'를 만들어야 한다. 평양공동선언에서 비핵화 조치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보다 구체적 비핵화 로드맵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