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내년 말 인공지능(AI) 전용 반도체 칩을 출시한다.
알리바바는 19일(현지시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콘퍼런스(WAIC)에서 AI 칩과 양자컴퓨터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홍콩 인터넷매체 아시아타임스, 미국 IT 전문매체 시넷(CNET) 등이 보도했다.
알리바바의 제프 장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컴퓨팅 콘퍼런스에서 알리바바의 산하의 연구기관 달마원 연구를 토대로 내년 하반기에 '알리(Ali)-NPU'라는 알리바바의 첫 번째 AI 칩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AI 칩은 사물인터넷(IoT) 제품, 자율 주행차,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장 CTO는 덧붙였다.
그는 또 양자컴퓨터 개발 사업도 가속화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알리바바의 알고리즘 지식 기반과 데이터 처리 능력, 컴퓨팅 능력을 토대로 양자컴퓨터나 칩 기술 분야에서 기술적인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술개발센터에는 3년간 150억 달러의 연구자금이 투입된다. 달마원은 지난 4월 말 AI 칩 개발 계획을 처음으로 밝혔다.
당시 알리바바의 AI 칩 개발 계획은 미국 상무부가 중국 2위의 통신장비 업체인 ZTE(중싱통신)를 상대로 반도체 칩 등 전자부품 공급을 7년간 금지하기로 제재를 가한 직후 발표됐다.
알리바바는 WAIC에서 AI 칩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핑터우거반도체유한공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지난 4월에는 반도체 제조업체인 항저우 C-스카이 마이크로시스템스를 인수했다.
마 회장도 기조연설에서 "신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컴퓨팅 파워의 핵심 기술은 칩"이라며 AI 칩 사업 진출 배경을 밝혔다. 알리바바는 미국칩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전략이다.
현재 애플과 아마존, 페이스북을 비롯한 미국의 대형 IT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미중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인 알리바바가 AI 칩과 양자컴퓨터 개발에 나선 것은 미중간 'AI 군비경쟁'이 기업 분야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알리바바가 미국의 대표적인 컴퓨터·정보기기 제조업체인 IMB을 추적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알리바바가 빠른 속도로 AI 칩과 양자컴퓨터를 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도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IT 분야에서 일하는 한 변호사는 "설사 알리바바라 할지라도 갈 길은 멀다"고 평가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