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오는 24일(현지시간)부터 2000억달러(약 224조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트 대통령은 17일 성명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중국산 제품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수개월 동안 불공정한 (무역)행태를 바꾸고 미국 기업을 공정하고 상호 호혜로 대하도록 촉구했지만 중국은 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24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한 이후 이들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연말 또는 내년 1월부터 25%로 올릴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는 현재 1097개 품목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정하고 지난 6일까지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지난 7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발표한 관세 부과 품목은 6031개였지만 최종 발표에서는 약 300개 줄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은 다음 주 예정된 미·중 무역 협상을 취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미국 행정부 관세 방침이 발표된 후 중국 정부는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무역협상단을 미국에 보내는 것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협상 전제 조건 가운데 하나가 미국이 선의를 보이는 것이었지만 관세를 부과한 트럼프 대통령 결정은 협상을 망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전쟁 해결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관세를 이미 부과했거나 앞으로 부과할 대상인 2500억달러 규모는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규모 5055억달러 절반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만족스러운 무역 협상을 끌어내지 못하면 궁극으로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이 미국에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우리는 즉각 약 2670억달러 추가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3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새로운 관세와 조치를 가하면 중국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을 합법으로 취해서 정당한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 기업의 중국에 대한 중간재·부품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대한 검열 강화 등의 보복 수단이 동원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중과 교역량이 많은 우리나라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전 통상차관보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었다. 20일에는 업종별 단체, 수출지원기관 등과 '민관합동 실물경제 대응반회의'를 갖는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