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맵'과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내비'가 애플 차량용 운용체계(OS) '카플레이'의 서드파티(제3공급자)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시작한다. 현재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 1, 2위를 다투고 있는 양사는 카플레이 지원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자지도 시장 주도권 쟁탈전을 본격화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T맵과 카카오내비는 국내 처음으로 정식 업데이트하는 애플 카플레이 iOS12 전용 내비게이션 서드파티 앱 서비스를 18일 시작한다.
카카오내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모두 지원하는 내비게이션 앱이 된다. 지난 14일부터 애플 iOS12 GM(최종베타)에서 구동되는 최종 업데이트를 통해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량 라이선스 센서를 통한 야간 모드를 자동으로 지원한다. 차량 디스플레이, 오디오 등과 최적화를 이룬다. 카카오내비를 사용하면서 전화, 음악 등 스마트폰 내 다른 앱도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내비 관계자는 “애플 정책에 맞춰 이용자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사용자 피드백도 실시간 수렴해 반영하겠다”면서 “고도화된 교통 정보 분석 기술이 더해진 카카오내비의 정확한 길 안내 기능을 더 많은 운전자가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내비게이션 1위 T맵은 애플 iOS12 정식 업데이트에 맞춰 서드파티 앱 서비스를 시작한다. SK텔레콤은 안드로이드 오토 전용 내비게이션에서 카카오내비에 밀린 만큼 애플 카플레이 진영에서 주도권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애플 카플레이에서 기존 T맵의 다양한 기능을 오류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 작업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T맵의 다양한 기능과 인공지능(AI) 음성 인식 비서 '누구'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내비게이션 앱에 AI를 접목한 '티맵X누구'는 음성 기반 목적지 검색, 주행 도중 경로 변경, 음악 재생, 전화 수·발신, 문자 수·발신 등 10여 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또 SK텔레콤 '스마트홈' 서비스와 차량을 연계해 집에서 자동차 시동 온·오프, 온도 조절 등 원격 제어하는 '홈투카'도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iOS12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했다. 2016년 하반기 이후 국내에서 출시된 신차 대부분이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모바일 내비게이션 주도권이 앞으로 커넥티드카 인포테인먼트 시장 주도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 1위는 점유율 55%에 이르는 SK텔레콤 T맵이다. 카카오내비는 2위지만 시장점유율은 16%에 불과했다. 그러나 카카오내비가 안드로이드 오토, 카플레이를 모두 지원하게 되면서 시장 점유율 싸움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오토, 카플레이 등 차량용 OS에서 구동하는 내비게이션은 차량에 장착된 디스플레이에서 순정 제품처럼 사용하고 액세서리 추가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기존 모바일 내비게이션이 정확한 안내가 중요했다면 차량용 OS 내비게이션은 다른 앱과 호환성, 사용자경험(UX) 등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