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은행과 비은행을 합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6조6000억원 확대됐다. 그 증가폭이 최근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 대출 규제 정책 효과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지만 계절 요인이 반영되며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모두 증가폭이 커졌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12일 각각 '2018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잠정)'을 발표했다.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규모는 802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9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8월(6조6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2015~2016년 8월 평균 8조2000억원에 달했던 가계대출 증가세가 2017년부터 꺾였다.
주담대와 기타대출 증가폭 모두 계절적 요인이 반영됐음에도 전년보다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담대는 개별주담대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3조4000억원 증가했다. 통상 8월부터 9월까지 두 달 간 이사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8월 서울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월보다(6000호)보다 확대된 7000호를 기록했다.
2016년 8월 주담대 증가폭(6조10000억원)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7년부터 주담대 증가폭은 3조원대에 그쳤다.
기타대출 증가폭(2조5000억원)도 여름철 휴가 자금 수요로 전월(1조7000억원)보다 커졌다. 다만 지난해 8월(3조4000억원)보단 다소 누그러졌다.
한은 금융시장국 관계자는 “8월 주담대와 기타대출 모두 증가했지만 이사철과 여름 휴가 등 계절적 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2016년과 2017년에 비하면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는데, 정부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비은행을 합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 증가폭은 2016년 8월 14억2000억원에서 2년 만에 크게 위축됐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6년 8월(5조6000억원), 2017년 8월(2조2000억원)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제2금융권 주담대는 전월보다 6000억원 감소한 반면, 기타대출은 1조2000억원 확대됐다. 다만 기타대출 증가폭도 전월(1조5000억원)보다 적은 수준이었다. 기타대출 중 신용대출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5000억원 증가폭을 보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 업권에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감소하며 8월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축소됐다”며 “금감원에서 주요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권역별 현장점검을 실시하는 등 가계부채 증가세가 더 낮게 유지되도록 선제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