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알파벳, 페이스북, 아마존 등 'GAFA'로 불리는 미국 정보기술(IT) 주요 기업이 풍력·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했다.
전력을 대량 사용하는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재생에너지 투자로 이어지고, 발전 단가가 낮아지는 순환구조가 나타났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를 독점하는 GAFA가 에너지 산업 구조도 바꾸려 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미국 중서부 인디애나주는 인디애나폴리스 북서쪽 농촌지대에서 스페인 재생에너지 사업자 EDPR 중심으로 풍력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페이스북은 약 5만2000가구분에 해당하는 발전량 중 3분의 2를 15년간에 걸쳐 구입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인접한 오하이오주에서 내년에 새 데이터센터를 가동한다. EDOR 풍력발전소가 생산하는 3만6000가구분의 전력으로 데이터센터를 돌린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새 시설은 100% 청정 재생에너지로 가동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미국 내에만 7개 데이터센터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시설을 현재의 3배로 늘리는 셈이다. 페이스북은 이들 시설을 재생에너지로 가동하기 위해 과거 5년도 채 안 되는 사이에 미국과 유럽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자와 25건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페이스북 재생에너지 누적 구입량은 8월 말 현재 3기가와트를 넘었다. 페이스북은 올 들어 미국에서 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입한 기업이 됐다. 이는 원전 3기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조사회사 BNEF에 따르면 작년에 미국에서 재생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입한 기업은 애플, 2위는 구글이다. 아마존 닷컴은 지난해 텍사스주에서 회사 창립 이후 가장 큰 풍력발전소인 '아마존 윈드 팜 텍사스'를 가동했다.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가 지상 90m 상공에 있는 풍차 위에서 샴페인을 터트려 완공을 축하하는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풍력발전 분야 투자도 활발하다. BNEF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풍력발전 투자는 175억달러(약 20조원)로 전년 동기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세계 전체 같은 기간 증가율 30%를 크게 웃돈다.
유럽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전력 소비량의 1.4%는 데이터센터가 소비한다. 연간 4% 이상 늘어났다. 사물인터넷(IoT)과 동영상 배포 증가 등으로 데이터양은 엄청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도입 등으로 처리전력이 늘어나면 그만큼 전력을 더 많이 소비한다. 데이터센터 내부 열을 식히기 위한 전력소비도 증가한다. 필요한 전력을 지속가능 에너지로 충당하는 투자는 GAFA에도 경영상 큰 과제이자 경쟁력이다.
미국 투자은행 라자드에 따르면 지난해 풍력발전 비용은 1㎿/H 당 30~60달러로 42~78 달러인 가스발전 비용을 밑돌았다. 풍차 대형화 등으로 발전효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전력 비용은 사업 경쟁력에도 직결된다. GAFA가 앞장 서 움직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무실과 공장 소비전력을 전량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연합체인 'RE100'에 참가한 후지쯔 등 일본 기업 대부분은 목표 달성시기를 10~30년으로 제시했다. 구글과 애플은 이보다 한참 앞선 지난해와 올해 4월에 각각 전량 재생에너지 충당 목표를 달성했다.
니혼게이자이는 GAFA가 압도적 영향력으로 에너지 분야에서도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