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우주발사체 엔진 성능을 검증하는 시험 발사 일정이 이달 중에 정해진다. 이르면 다음 달 발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임철호)은 6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시험발사체 발사 현장설명회'를 열고 시험 발사체 발사 정보와 현황을 소개했다.
시험발사체는 2021년에 발사되는 한국형발사체 '누리'에 쓰일 75톤 엔진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발사체다. 누리는 총 3단으로 구성된다. 2단과 3단에 쓰이는 엔진이 시험발사체 엔진과 같다. 누리의 2단 구조는 시험발사체와 동일하며, 3단은 시험발사체 엔진 4개를 클러스터링한 것이다.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이 누리 사업 성공의 시금석이 된다.
시험발사체는 현재 비행모델(FM) 개발을 마친 뒤 나로우주센터 내부에 보관돼 있다. 발사체 앞부분에 해당하는 '질량시뮬레이터'는 분리된 상태지만 발사 이전에 무리 없이 합쳐질 예정으로 있다. 질량시뮬레이터는 현재 시험발사체 인증 모델(QM)에 적용된 상태로 시험을 거치고 있다.
발사 일정은 이달 중순에 윤곽이 드러난다. 정부 구성으로 이뤄진 한국형발사체 추진위원회가 회의를 거쳐 자세한 일정을 확정한다. 현재 잠정 발사 일정은 10월 말이다.
계획대로라면 시험발사체는 발사 후 10분여를 날아 제주도 남쪽 해안과 일본 오키나와 사이 공해상에 떨어진다. 발사 63초 후 음속을 돌파해 164초 만에 고도 100㎞를 돌파한다. 이후 313초 만에 최대 고도에 도달한 뒤 점차 하락, 발사 643초 만에 바다에 떨어진다.
정확한 발사 성공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으로 정부 구성 전담 평가단이 시험발사체 발사계획서에 따라 발사 성공 기준을 정하게 된다. 다만 엔진 성능 평가가 주가 되는 만큼 주요 평가 대상은 엔진이 내는 '추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에 발사체가 평가단이 설정한 기준보다 미달하는 성적을 낸다면 재차 시험 발사에 나서야 될 가능성도 있다. 최악의 경우 누리 본발사 계획이 약 1년 순연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충분한 성능을 입증하면 누리는 물론 앞으로 발사될 모든 발사체에서 활용할 기술 추진 기반이 된다.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발사에 쓰이는 75톤 엔진의 경우 순수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것이다. 75톤급 엔진 독자 기술 개발 성공 국가는 11개국에 불과하다.
항우연은 그동안 연소기 연소 불안정 현상, 추진제 탱크 제작 불량을 비롯한 기술 난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해결한 상태다.
옥호남 발사체기술개발단장은 “누리 발사에 앞선 시험 성격을 띠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다”면서 “물론 추후 누리 발사에 큰 기반이 되는 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