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구글·페이스북·트위터같은 공룡 기술기업들이 5일 열리는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정치적 콘텐츠, 반독점, 소비자 보호 등과 같은 문제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소셜미디어 기업이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국을 막기 위해 어떻게 대응하는 지를 조사하기 위해 청문회를 연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EO)가 증인으로 참석 의사를 밝혔고,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참석을 거부했다.
기술기업들은 현재 미 정치권으로부터 가짜 정치 콘텐츠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플랫폼에 게시된 콘텐츠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다.
청문회에서 가장 첨예하게 다뤄질 문제는 정치적 콘텐츠에 대한 관리 부분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측 모두 기술기업들이 오는 11월에 치러질 미 중간선거를 외국의 정치적 위협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할지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미 의회는 지난 1년 반 동안 러시아가 지난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 다각도로 조사해왔다.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로부터 미 선거 과정 전반이 공격을 받고 있다고 경고를 거듭하고 있고, 이는 의회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 달 트위터는 이란 계정으로 의심되는 수백 개 계정을 삭제하고, 페이스북도 이란과 러시아와 관련된 불분명한 페이지를 삭제하거나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몇 달 동안은 정치적 콘텐츠 관리 기준을 강화하면서 보수주의자들로부터는 삭제 조치 등 부당한 표적이 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자신의 트위터에 “소셜미디어는 공화당 지지자와 보수주의자의 목소리를 차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극우인사인 알렉스 존스가 최근 인종차별과 음모론, 증오발언 등을 이유로 소셜플랫폼에서 퇴출된 것을 겨냥했다.
WSJ은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한 기술회사들은 그동안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규제의 칼날을 피해왔으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편향성 때문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차별한다고 여기는 보수 우파와 소셜미디어가 프라이버시와 독점 문제를 야기한다고 생각하는 민주당 지지자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기술회사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힘을 가지면서 이를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 상원은 10월 초에는 법사위에서 청문회를 열 계획인데, 이 중 상당 부분이 소수의 인터넷 기업들의 압도적 시장 지배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결과에 따라 앞으로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입법이나 행정조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공화당이 내년 미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다면, 알고리즘이 검색이나 뉴스피드 등을 어떻게 운영하는 지 보여주는 새로운 투명성 요건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 그레그 월든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장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알고리즘은 정보와 뉴스의 형성 방식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