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유관기관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세이브로(SEIbro)' 오픈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3일부터 API 방식 정보 서비스 제공을 시작했다.
예탁원은 오픈플랫폼 구축에 따라 기업, 주식, 채권, 파생결합증권, 외화증권 등 5개 부문에서 API 방식으로 총 36종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API는 정보수요자가 직접 호출해 필요 정보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탁원은 기존에 제공하던 19종 외에도 플랫폼 구축을 계기로 추가 정보를 확충했다. 특히 최근 꾸준히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국가·종목별 외화증권 보관·결제현황'과 '비상장주식 유통추정 정보'도 추가하기로 했다.
서비스 이용 대상도 확대한다. 기존 API는 예탁원에 신청한 핀테크 기업만 이용이 가능했다. 앞으로는 핀테크 스타트업 외에도 모든 법인이 자유롭게 예탁원의 자본시장 관련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코스콤도 201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자본시장 공동 오픈플랫폼의 정보 제공 범위와 참여 업체를 지속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자본시장 공동 오픈플랫폼에는 KB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총 14개 금융투자회사와 BC카드, NICE평가정보 등이 참여해 관심종목, 거래내역, 잔고현황, 포트폴리오 등 조회 및 주문 API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 유관 기관이 저마다 API 제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향후 API 방식의 정보 제공이 또 다른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합동으로 데이터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마이데이터 산업이 도입되면 자연스레 API 공급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업체가 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코스콤이 앞서 개시한 공동 오픈플랫폼에 일부 업체가 참여하지 않은 이유도 별도 API 공급을 통한 추가 수익 확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코스콤은 오픈플랫폼 도입 이후 순차 유료화 방침을 정했지만 핀테크 업계 반발에 쉽사리 전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예탁원은 내년말까지 API를 무료로 개방한 이후 추후 유료화를 실시할 방침이다.
핀테크 업계가 우려하는 것도 API 제공업체의 갑작스런 유료화 전환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지 오픈API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정보 제공자는 수익 관점에서 API를 접근하고 있다”며 “API 생태계가 자리잡지 않은 상황에서의 유료화는 그간의 노력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