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동산담보 대출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상품 출시를 검토하던 우리은행과 국민은행도 상품 준비에 나섰다. 선두주자 IBK기업은행은 출시 세 달만에 200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렸다. 금융위원회가 '동산담보 대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지 세 달 만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스마트 동산담보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동산담보 IoT 사후관리 플랫폼을 구축할 업체 선정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이번 상품에는 27일부터 시행된 은행연합회 '동산담보 대출 취급 표준 개정안'을 반영했다. 개정안에서는 대상 기업과 담보자산범위 제한을 없앴다. 동산담보 담보인정 비율도 60%까지 확대했다.
KB국민은행도 최근 동산담보 스마트 사후관리 플랫폼 구축 관련 업체 입찰 공고를 냈다.
사물인터넷(IoT) 기기뿐 아니라 QR코드로 담보물을 관리하는 방식도 추가했다. 차량·건설 기기 등 고가 및 이동성이 높은 담보물에는 IoT 단말을 부착한다. 저가 재고자산에는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할 수 있게 한다. 내달 4일까지 접수를 받은 후 14일부터 우선협상대상자와 세부 협상한다. 연내 도입을 목표로 추진한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업체 선정을 앞두고 있다.신한은행은 조만간 IoT기술을 활용해 담보물 위치정보 및 가동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담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담보관리 전담팀을 신설, 전문적 담보관리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은행권 최초로 상품을 출시했던 IBK기업은행 실적도 크게 늘고 있다. IBK 스마트 동산담보 대출 실적은 27일 기준 194억원까지 늘었다. 지난달 65억원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부동산과 달리 동삼 담보는 시세 추정이 어렵고 권리 관계도 명확하지 않아 대출에 활용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당국 장려와 연합회 표준안 개정, IT기술 접목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5월 IoT와 빅데이터를 사후관리에 적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IoT 자산관리시스템으로 은행은 운용 리스크와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전에는 담보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3~6개월마다 직접 현장에 가야했다. IoT 기기를 부착하거나 칩을 심게 되면 원격으로 담보물 상태와 위치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금융권은 동산담보 대출 시장을 2020년 말까지 3조원 규모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2012년 금융당국은 중소기업 자금 지원 확대를 위해 동산담보대출을 선보였지만, 연이어 사고가 발생하면서 취급 실적이 월 400~500억원대에서 100억원대로 떨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금융위 대책에는 사후관리 방안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2012년 동산담보 활성화 사업과는 좀 다르다”며 “다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 시장이 3조원 규모까지 활성화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