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폭염에 '원유' 수급 부족으로 편의점 등 '우유' 발주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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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서울우유를 고르는 소비자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 여름 유례없는 폭염으로 원유 생산량이 급감소하면서 우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원윳값 인상으로 제품값이 올라 소비자 반감을 사고 있는 유업계가 원유 수급 불안정으로 발주 제한까지 겪으며 악재를 맞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등 일부 유업체는 원유 생산량 감소에 따른 우유 수급에 차질을 빚으며 일부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일부 유통 채널에 흰 우유 공급을 줄였다. 이에 따라 유통 업체는 공급량에 따라 일부 제품에 대한 출하제한에 돌입했으며 매일유업 등 공급이 원할한 제품으로 대체 발주를 요청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금주부터 서울우유 500ml 제품 발주가 정지 됐고 남양유업 1리터는 일부 센터에 공급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두 제품 모두 빨라야 9월 5일 이후 제한이 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공급 차질은 기술적 문제가 아닌 기후 탓으로 분석된다. 국내 낙농업계 젖소는 대부분 홀스타인 품종으로 추위에는 강하지만 더위에는 약한 품종이다. 여름에는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집유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올해는 유례없는 폭염으로 8월 전국 원유생산량은 작년 동기 대비 최대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 수급량 감소에도 물량 부족 사태를 빚지 않았지만 지난주 초등학교를 비롯한 중·고등학교 개학에 따른 학교급식 물량을 1차적으로 수급하기 시작하며 유통점 납품에 차질을 빚게 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학교 급식용 우유는 200㎖ 기준 하루 400만팩 규모다. 과거에는 개학 시즌이 다가오면 날씨가 선선해져 원유생산량이 늘어났지만 올해는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원유 수급 차질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유업계에서는 우유 공급량이 감소에 따라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달 들어 원유가격 인상이 적용된 가운데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까지 감소하면 일반 소매시장에서 품귀현상이 발생하거나 유통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유례없는 폭염이 장기화되며 원유 생산량이 정상화 되기까지는 최소 보름에서 한 달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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