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동 연구진이 국제규격에 적합한 철도차량 미끄럼 방지 장치를 국산화했다. 해외 업체가 독점하는 철도 핵심부품 수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나희승)은 유진기공산업과 공동으로 국제규격(TSI)을 충족하는 '고속차량용 차륜활주방지장치(WSP)' 시제품을 개발, 최근 예비시험을 통과했다고 28일 밝혔다.
활주는 철도차량이 미끄러운 레일에서 제동할 때 바퀴가 미끄러지는 현상이다. 활주현상이 일어나면 바퀴가 손상을 입거나 차량 진동 및 차축 연결 장치 고착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를 방지하는 것이 차륜활주방지장치다.
차륜활주방지장치는 자동차 미끄럼방지장치(ABS)처럼 바퀴 미끄러짐을 감지해 제어한다. 중요성이 큰 장치인 만큼 국제규격 확보가 중요하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유럽 철도 상호 운영성확보 기술기준(TSI)' 인증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독일과 프랑스 일부 기업만 규격 만족 제품을 상용화해 전 세계에 공급해왔다.
연구진이 개발한 WSP 시제품은 최근 독일 인증기관에서 TSI 시험절차에 따른 예비시험 인증을 마쳤다. 자체 개발한 제어 알고리즘을 적용, 높은 성능을 갖췄으며 이상 상황 감시부터 제어까지 연산과정을 가속화해 응답속도를 빠르게 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내년에 차세대 고속열차 해부(HEMU-430X)에 장치를 설치해 WSP 본시험에서 장치성능을 입증할 계획이다. 예비시험과 본시험이 절차상 큰 차이가 없어 본시험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본시험에 통과하면 2020년 이후 제품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나희승 원장은 “고속철도 차량 운행안정성 향상과 유지보수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철도 핵심부품 원천기술 개발로 국내 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