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B 기업은 몇 년 전 주거래 업체의 담당자로부터 납품요건을 충족시켜 달라는 얘기를 듣고 무척 당황했다. 법인 설립 후 3년이 지난 시점부터 거의 10년 이상을 거래해왔고 B 기업의 매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주요 거래처가 문제를 삼은 것은 재무 건전성이었다.
사실 B 기업의 김 대표는 몇 년 전 동생의 사업이 극도로 어려워졌던 시기에 기업자금으로 동생의 긴급자금을 융통해준 적이 있었다. 다행히 동생의 사업은 회생한 상태지만 융통해 줬던 자금을 돌려받지는 못했기에 가지급금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또한 리베이트, 접대비 그리고 김 대표가 개인적으로 사용했던 금액까지 있다 보니 가지급금이 커져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켰던 것이다.
이처럼 실제로 현금지출은 있지만 거래 내용이 불명확하거나 거래가 종결되지 않아 지출액에 대한 일시적인 채권을 표시하는 것을 가지급금이라고 한다. 가지급금은 인정이자를 발생시키고 법인세를 이중으로 증가시키며 대표의 소득세, 준조세를 증가시킨다. 또한 주식가치를 상승시켜 과도한 상속세와 증여세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가지급금은 신용도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하여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며 입찰, 납품, 제휴 등에 있어서도 가지급금이 악영향을 미쳐 기업활동을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에 의해 발생한 가지급금이 B 기업의 기업활동을 어렵게 만든 것이다. 게다가 가지급금은 대손처리를 할 수 없는데 만일 무리하게 처리하면 세무조사와 함께 업무상 횡령, 배임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전북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허 대표도 유사한 문제를 겪었는데, 몇 년 전 과도하게 늘어난 부채비율로 인해 자기자본비율, 입찰 참가자격 사전심사, 즉 PQ 기준에 미달하는 상황에 있어 그 동안의 공기업 납품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켰다. 더욱이 당시에는 보유현금이 별로 없었기에 추가출자도 어려웠었다.
여수에서 식품가공업을 운영하는 T 기업은 현재 설립 당시보다 몇 십 배 성장한 상태지만 법인 설립 초기 부족한 운영자금 때문에 이 대표 자신의 자산을 기업에 여러 차례 투입하여 자금 위기를 벗어나곤 하였다. 그러나 그때 발생한 가수금으로 부채비율이 나빠져서 한동안 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처럼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기업활동을 하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영업관행 등으로 인해 기업 재무에 악영향을 미치는 위험을 발생시킨다. 또한 발생한 위험들은 영업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기업 대표들은 효과적인 방법을 통해 해당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효과적인 방법으로, 최근 들어 대표들에게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에는 지식재산권이 있다. 지식재산권은 산업재산권에 저작권과 신지식 재산권을 포함한 무체재산권을 총칭하는 말로 기업활동에 대한 보호장치이자 성장의 원동력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지식재산권은 선두업체로서 지위를 확보하고 후발주자의 등록을 막아 시장을 선점하는 배타적 권리를 갖게 만들며, 고객과 시장에게 기술적 우위가 있음을 증명해줄 수 있어 제품 신뢰도 제고와 입찰, 조달사업 등 기업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등 매출과 성과에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다.
첫째, 지식재산권이 가진 가치만큼 자본화를 하게 되면 먼저 부채비율 감소 및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만약 기업이 부채비율이 높다면 자금조달, 영업, 사업 확대 등 기업 활동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지식재산권의 가치평가 금액만큼 현물출자를 하면 자본금과 자본총액이 증가되기에 부채비율을 개선시킬 수 있다.
둘째, 기업 신용등급을 상승시킬 수 있다. 자본금과 자본총액이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정리되면 기업의 대외적 신뢰도가 높아짐으로써 자금조달이 용이해진다. 셋째, 납품 및 입찰 요건 위험을 해소시키기에 영업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넷째, 지식재산권 자본화는 세금절감 효과가 있다. 기업이 유상으로 받은 대표의 재산권은 무형자산으로 감가상각을 통해 경비 처리가 가능하기에 당기순이익의 11~24%까지 세금절감이 가능해진다. 다섯째, 대표는 재산권을 기업에 양도하면서 받은 보상금이 기타소득으로 분류되기에 종합소득세 및 4대 보험을 30~40%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지식재산권의 자본화 과정에서 재산권 사용료를 지급받아 이를 다시 기업 자본금으로 활용하게 되면 세금을 절감하면서 가지급금과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정리할 수 있다. 아울러 특허를 자녀 명의로 등록하여 자본증자를 추진하게 되면 효과적으로 사전증여를 진행할 수 있기에 가업승계에도 효과가 있다.
실제 사례로 수도권에서 건설업을 운영하고 있는 P 기업의 박 대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13억 원의 재산권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자본화 과정에서 가지급금과 미처분이익잉여금 일부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세금절감 외에도 현금 유동성 개선과 함께 박 대표의 은퇴자금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지식재산권은 중소기업에 여러 혜택을 제공해주고 있기에 대표들의 적극 활용이 필요하다. 다만, 기술 완성도, 사업성, 시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기술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며, 보상액의 형태, 기준, 지급 방법 등의 명시된 규정을 임직원들에게 사전에 공표해야 한다.
아울러 공인 감정 평가 및 법원 허가 필요 등 준수해야 할 복잡한 절차도 완벽하게 정리하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 상황을 분석하고, 제도정비를 갖추고 있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지식재산권 등록에서부터 자본화 과정과 활용에 이르기까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