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국세 수입이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서며 조세부담률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지난 6년 동안 국세수입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265조4000원이던 국세 수입이 올해 30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국세 수입 예상액은 지난 1~6월 국세 수입 누적액 157조2000억원에 지난해 같은 기간 국세 수입 진도율 52.0%를 적용한 것으로, 역대 국세수입액 사상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2013년에 비해서는 약 100조원 증가한 금액이다.
국세 수입이 늘어나는 속도는 예년에 비해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6월 누계 기준 국세 수입은 15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37조9000억원) 대비 19조3000억원이 더 걷혔다. 연간으로도 올해가 최근 5년 내(2014∼2018년) 국세 수입 증가율(14.0%)과 증가액(37조1000억원) 면에서 모두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법인세 증가 속도가 가장 가팔랐다. 올해 세목별 수입 예상액은 법인세가 7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1.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소득세는 16.9% 늘어난 87조8000억원, 부가세는 5.1% 많은 70조5000억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증가율은 2014년 -2.7%에서 올해 21.2%로 4년 만에 23.9%포인트(P) 높아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국세 수입 증가율 상승 폭인 12.2%P(1.8%→14.0%)와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한경연 관계자는 “법인세가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매출 정체 속에서 이익(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증가한 데다 2013년부터 대기업에 집중된 각종 세액 공제 감면 축소, 최저한세율 인상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경연은 올해 조세부담률이 지난해 세운 역대 최고치(20.0%)를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세부담률은 경상 국내총생산(GDP)에서 국세와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GDP 증가 속도보다 세수가 빠르게 늘어날 때 상승한다.
올해 우리나라 경상 GDP 증가율은 4.0%로 지난해(5.4%)에 비해 둔화하는 반면에 국세 수입 증가율은 4.6%P 높아진 14.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경상 GDP 1799조6000억원, 국세수입액 302조5000억원, 지방세 85조6000억원으로 각각 추정해 조세부담률을 계산하면 지난해보다 1.6%P 상승한 21.6%가 된다는 게 한경연 분석이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최근 기업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하락하고 민간소비가 둔화하는 등 우리 경제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면서 “일자리 상황이 악화하고 하반기 내수 위축 등의 우려가 있는 만큼 민간 부문 세 부담을 낮춰 소비 활성화, 투자 여력 확충을 통한 경기 활력 제고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