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당국이 암호화폐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또 거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프로셰어스, 디렉시온, 그라나이트셰어스 3개 회사가 신청한 총 9건 비트코인 ETF 신청에 모두 승인을 거부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트코인 기반 ETF가 증시 상장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암호화폐 투자자로 유명한 캐머런과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는 4년 전부터 비트코인 ETF 증시 상장을 추진해왔고, 지난달에도 SEC로부터 두 번째 퇴짜를 맞았다.
SEC 측은 해당 상품이 사기나 시장 조작을 방지할 충분히 보호장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거부 사유를 밝혔다.
외신 등에서는 이날 거부된 3개 회사 ETF가 앞서 거부된 다른 비트코인 기반 ETF와 성격이 다른 점을 지적했다.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한 펀드가 아니라 기초자산이 비트코인 선물시장에 연동된 상품이기 때문이다.
규제당국은 과거 증시 상장을 신청했던 ETF에 대해 기초자산이 현물이 아닌 규제를 받는 파생상품 시장에 있어야 한다고 단서를 단 바 있다. 이번 ETF가 기초자산을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등 파생상품 시장에 연동한 상품인데도 신청을 거부한 것은 제도적 요건은 갖췄으나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SEC 측은 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이 ETF를 지원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규제를 받지 않는 비트코인 직접 거래와 비교하면 비트코인 선물에 연동한 ETF가 투자자를 더 잘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이에 대한 편익을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규제당국 입장이다.
하지만 SEC는 이런 승인 거부가 비트코인(혹은 블록체인) 기술이 혁신이나 투자 방면에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64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