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의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투자자들이 '상장폐지 추진' 발표 후 약 열흘간 12억달러(1조3000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슬라를 이끄는 일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공매도 투자자들을 비난하면서 트위터를 통해 상장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머스크 발언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급등했다가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 17일에는 오히려 머스크 발언 이전보다 19%나 낮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금융분석 업체인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이 기간 매도 포지션의 시가는 12억달러 상승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내려간 가격에 주식을 매입해 빌렸던 주식을 되갚는 방식으로 시세 차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는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어 기업 경영자에게는 골칫거리다.
문제의 트윗이 올라온 이후 정리된 매도 포지션(short Position)은 4% 미만에 불과하다.
지난 10일간의 주가 흐름을 보면 공매도 세력이 자동차와 에너지 산업을 혁신하겠다는 머스크의 비전에 기대를 거는 투자자들과의 공방전에서 승기를 잡은 셈이다.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빌린 주식은 112억달러 규모다.
테슬라는 전체 유통 주식에서 대주 물량이 약 4분의 1을 차지해 미국 증시에서 가장 공매도가 집중된 주식이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