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올 상반기 매출 성장을 거뒀지만, 지속적인 유가상승과 환율 변동으로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다. 지난해 3500억원대였던 당기순이익은 6000억원 이상 줄면서 적자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도 25% 이상 감소했다.
대한항공(회장 조양호)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6조31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2% 줄어든 259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당기순손실은 25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0억원 가량 악화됐다.
대한항공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2분기 발생한 유류비의 급격한 상승 때문이다.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8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0% 감소했다. 올 6월 기준 2분기 평균 유가(WTI)는 배럴당 67.91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7%나 올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비용 2조9313억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연료유류비(27%)인데, 유가 상승으로 올해 2분기에는 1년 전보다 29%(1793억원) 더 큰 비용을 유류비로 지출했다.
외화 환차손 영향으로 당기순손실도 커졌다. 대한항공은 2분기 기준 미화 부채가 70억 달러 규모로, 전체 부채의 54.6%를 차지한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장부상으로 약 700억원의 평가손익이 발생하는 구조다. 올해 6월 말 기준 원·달러 환율은 1121.7원으로, 3월 말(1066.5원)보다 55.2원 올랐다. 직원들에게 지난 5월 임금의 50%에 해당하는 격려금을 지급해 약 400억원을 지출한 것도 당기순손실을 키운 요인이 됐다.
대한항공이 올 상반기 매출 성장을 거둔 것은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JV) 효과 및 적극적인 수요 개척 노력 덕분이다. 여객부문에서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 및 주변국가와의 관계 개선 효과로 중국노선 25%, 일본노선 10%, 동남아노선 6%, 구주노선 6%, 미주노선 1% 등 전 노선에 걸쳐 수송실적(RPK·Revenue Passenger Kilometer)이 견실하게 성장했다. 전체 수송객 숫자도 5% 증가했다.
화물부문에서는 일본노선과 중국노선에서 각각 13%, 3% 수송실적(FTK, Freight Ton Kilometer)이 증가했으나, 다른 노선에서는 다소 감소했다. 전체 수송톤도 2% 감소했다. 하지만 단위당 운임(Yield)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3분기 여객 부문은 여객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신규 시장 개발을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3분기 화물 부문은 네트워크 다변화에 주력하는 한편 신기재 중심의 운영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8년 2분기 경영 실적 (별도재무제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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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