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페이스북이 디지털 광고 시장을 장악하면서 광고 테크 기업들이 긴 침체기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리서치기업 CB 인사이츠는 14일 보고서에서 2015년 29억2000만 달러(3조3000억원)에 달했던 벤처 캐피털의 광고 테크 스타트업 투자 금액이 올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피치북은 2014년에 벤처 캐피털의 광고 테크 기업 투자 거래가 260건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22건으로 줄었고 올해 상반기에는 단 53건만 일어났다고 말했다. 벤처 캐피털의 광고 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마케팅 분석 회사인 루마(LUMA) 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재 독립적인 광고 테크 회사는 185개로 2013년 이후 21% 감소했다.
루마 파트너스의 테리 가와자 CEO는 “광고 기술기업 대부분이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인수 합병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 AT&T는 온라인 광고 회사인 앱넥서스를 16억 달러에 인수했고, 사모펀드인 비스타 에퀴티 파트너스는 인테그럴 애드 사이언스의 대주주가 됐다. 또 인터퍼블릭 그룹은 지난달 초 악시옴의 마케팅 부서를 23억 달러에 인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디지털 광고 회사의 위축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업계에는 투자가 마르면 혁신이 사라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광고 테크 기업들은 '프로그래밍 광고'로 불리는 광고 구매 자동화, 수많은 광고 업자들과 매체를 동시에 연결하는 '헤더 비딩(Header Bidding)' 같은 기술을 개발해 광고의 방법과 도달 범위의 한계를 확장해왔다.
광고기술 플랫폼 프리휠의 공동창업자인 더그 노퍼는 “와야 할 혁신은 더 많아지는데 벤처 캐피털이 자금을 넣지 않으면서 광고기술 스타트업들이 혁신의 정체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광고기술 업계의 불황은 구글과 페이스북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비영리기관인 '인터랙티브 애드버타이징 뷰로'는 온라인 광고 시장이 지난해 880억 달러(100조 원)로 규모가 커졌지만, 성장의 90%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AT&T가 앱넥서스 인수로 구글, 페이스북 양자 구도를 깨고 디지털 광고 시장의 다자 대결 구도를 이뤄낼 경우 광고 테크 업계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앱넥서스의 리얼타임 광고 분석 기술과 AT&T가 인수한 타임워너의 프리미엄 콘텐츠가 결합해 온라인 광고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아마존도 구글과의 광고계약을 해지하고 자체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광고 프로그램을 확장하기로 했다. 시장 조사업체 이마케터는 아마존이 2020년까지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디지털 광고 판매자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