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이 독일에 연구개발(R&D) 및 기업진출 협력 거점을 구축한다. 기계기술 및 제조업 선진국인 독일과 협력해 선진 기술을 배우는 동시에 국내 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계연은 이를 위해 최근 독일 하노버 공대와 새로운 개념의 공작기계 구현을 목표로 협력하기로 했다. 하노버 공대 산하 '생산공학 및 공작기계 연구소(IFW)'와는 올해 새롭게 시작한 '모바일 플랫폼 기반 가공시스템 기술' 과제를 구체화 했다.
모바일 플랫폼 기반 가공시스템 기술의 핵심은 '움직이는 공작기계'다. 기존 공작기계는 고정된 대형기기를 활용하는 반면에 이 시스템은 거미 형상을 지닌 로봇이 대상 위를 움직이며 표면을 가공하는 식이다. 기계연이 전체 시스템을 개발하고, IFW는 로봇을 표면에 부착해 지지하는 '고정 모듈'을 개발한다. 양 기관은 오는 2020년까지 1단계 개발을 마치고, 2023년 전체 과정을 마칠 계획이다.
그동안 진행해 온 공동연구 중간 조율했다. 우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스마트 공작기계 및 유연자동화 시스템 기술'은 내년 말까지 관련 시스템 개발을 마치기로 했다. 센서를 이용해 공작기계를 지능화, 센서로 공작기계 내에서 공작물을 이동시키는 '이송계'를 관찰하고, 공작물 하중이나 정렬도를 파악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화천기공과 성림엔지니어링이 공동 참여한다.
기계연은 이번에 진행하는 두 건의 연구를 통해 유럽 시장에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내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만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계 공학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에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독일에는 세계적인 기업도 많다.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 자동차 기업과 BASF를 비롯한 화학 기업, 시멘스 등이 모두 독일 기업이다.
기계연은 '스마트 팩토리'를 대안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독일은 현재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고, 기존 제조 산업에 IT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스마트형 생산 및 자동화 기술에 효율성을 더하는 것에 국가의 사활을 걸고 있다.
기계연은 국내 기업과 함께 기존에 없던 공작기계나 기계 기술을 개발, 독일 공작 기계 및 스마트 분야에 제공하겠다는 계산이다.
벤자민 베르그만 IFW 박사는 “기계연은 정밀과학, 공작기계, 차세대 기계 분야 적용 지능화 부품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혁신 기술력을 갖춘 곳”이라며 “IFW도 기계과 맺는 협력을 귀중한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독일 연방 교육연구부(BMBF)는 독일·한국 간 공동 프로젝트에 정기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IFW는 이런 프로젝트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기계연과 한국기업도 새로운 시장에 접근하고 혁신기술 창출에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인더스트리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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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