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월간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청와대 내부에 긴장감이 감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적신호가 켜진 경제상황에서 일자리정책이 연이어 낙제점을 받으면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를 부추길 수 있어 부담감이 높다. 청와대는 대국민 소통 행보를 늘릴 방침이지만 미진한 정책 성과에 대한 사전 방어막 치기로 비춰질 우려도 있다.
9일 청와대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출범 이후 언론에 등장하길 꺼렸던 일자리와 경제 부문 참모진이 전방위적으로 홍보활동에 나섰다. 기업 현장도 주기적으로 방문한다.
청와대는 오는 17일 통계청이 발표 예정인 7월 고용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지난달 발표에선 취업자 증가폭이 5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에 그쳤다. 실업자 수는 6개월 연속 100만명대에 머물렀다. 정부 주도 일자리 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고용쇼크'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고용쇼크 원인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이 지목됐다.
고용추세는 이달에도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먹구름이 예상되면서 청와대는 언론 홍보, 기업소통 강화 등 선제대응에 방점을 뒀다. 통계청 자료는 청와대도 미리 제공받을 수 없다. 발표 하루 전날 사전 요청할 경우에만 받아볼 수 있다.
전담수석인 정태호 일자리수석은 언론에 일자리 상황을 설명할 방침이다. 일주일에 두 번 기업 현장 방문하는 것도 정례화했다. 고용 창출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새로 부임한 윤종원 경제수석도 내외신 인터뷰에 적극이다.
청와대 차원에서도 경제상황 설명에 애쓰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27일부터 3일까지 '한국경제의 다양한 얼굴'이라는 카드뉴스를 페이스북에서 공개했다. 일부 그래프에 오류가 있어 내용을 수정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문 대통령 역시 경제행보에 속도를 냈다. 7일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개선 행사에 참여해 '혁신속도'를 재차 강조했다. 다음 규제혁신 행보로는 빅데이터 활용에 걸림돌이 되는 '개인정보보호 규제완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소통 강화가 자칫 서민, 기업, 여론 달래기를 위한 '무리한 홍보'로 인식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책 개선 없이 부진한 성과에 대한 비난을 피하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청와대가 현장 의견의 정책 연계에 보다 주력해야 하는 이유다.
청와대 정책실 관계자는 “매달 발표되는 고용지표에 일희일비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경제상황을 설명하고 정책을 알리는 자리는 더 자주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달 발표되는 고용지표는 문 대통령 지지율에도 또 한번 찬물을 끼얹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짙다. 9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58%로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최저임금 인상 논란, 청년실업률 상승 등이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오전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도 문 대통령 지지율과 관련해 경제정책의 부족한 체감도와 민생현안 대응력 미흡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번 고용지표를 기반으로 일자리 방향 설정과 속도 조절 등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6월 말 일자리수석과 경제수석이 동시 교체된 이후 일부분 정책이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