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기반에 차량호출 서비스 '그랩'이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이를 라이벌 '고젝'과 격돌을 앞둔 동남아시아 시장에 쏟아 부을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현지시간) 그랩이 최근 도요타자동차로부터 확보한 10억달러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투자업계로부터 총 20억달러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그랩은 우버의 동남아시아 사업권을 넘겨받으면서 최근 차량호출 서비스에서 확장된 모바일 결제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8개국 225개 도시에서 700만명이 넘는 드라이버(운전사)와 거래업체를 확보하고 있으며, 1억대 이상의 모바일 기기에 애플리케이션(앱)이 다운로드됐다.
라이벌 고젝 역시 본사가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필리핀으로 확장을 선언하고, 해당 지역에 5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밍 마 그랩 사장은 “우리는 자금의 상당 부분을 최대 시장인 인도네시아에 투자할 것”이라면서 고젝의 앞마당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야심을 비췄다.
또 올해 처음으로 10억달러의 수익을 달성할 것이라면서, 동남아시아 기술 스타트업 중에서 처음으로 10억달러 매출을 내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밍 마 그랩 사장은 도요타를 비롯해 큰 손들이 투자에 참여한 것은 동남아 기술 생태계 성장에 대한 확신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고젝도 중국의 공룡기업인 텐센트와 글로벌 사모펀드인 와버그 핀커스 등으로부터 10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세 곳의 핀테크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디지털 결제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밍 마 사장은 동남아 시장에서 일전을 앞두고 “우리는 경쟁을 좋아한다”면서 “우리는 고젝보다도 더 큰 회사도 앞질러 봤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