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기후변화에 맞선 전쟁에서 패배하고 있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 커버스토리에서 올해 여름 폭염으로 들끓는 세계 각국 사례를 소개해며 기이한 현상으로 여겨지던 이런 재난이 이제 아주 흔한 일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영향이 더 뚜렷해지는 것이라며 세계가 직면한 난제의 규모도 그만큼 명확해지고 있다고 해설했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 온실가스 감축을 약속했으나 3년이 지난 지금 그 배출량이 다시 늘어났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4년 만에 처음으로 석탄 수요가 증가했고 풍력,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에 주는 보조금은 여러 곳에서 줄어들고 있으며, 투자는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낙관론자들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는 체계를 탈출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대단히 어려운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이 매체는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는 탄소와 결별하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로 에너지 수요급증을 들었다.
특히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는 2006∼2016년 에너지 소비량이 40% 증가했다. 화석연료인 석탄 사용량은 연간 3.1% 증가했고, 천연가스는 5.2%, 석유는 2.9% 사용량이 늘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현실을 고려하면 태양광이나 풍력 등에 의존하는 재생에너지보다 화석연료에 손을 대기가 수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경친화적 펀드 매니저들이 석유기업에 부은 투자를 철회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으나, 중동과 러시아 거대기업들에 아시아 에너지 수요는 화석연료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확실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는 경제적, 정치적 타성, 전력생산 분야를 넘어서 철강, 농업, 교통 등 다른 산업 영역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다른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