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독일 첨단기술 기업 인수 시도가 기술유출 논란 속에 결국 무산됐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독일 기계장비·부품업체 '라이펠트 메탈 스피닝' 인수를 추진했던 중국 기업 '옌타이 타이하이'가 인수 의사를 거둬들였다.
직원 200명 규모인 라이펠트는 항공우주와 원자력 산업에 쓰이는 고강도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이번 인수 의사 철회는 인수합병 허용 여부에 대한 독일 정부 발표를 몇 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독일 정부는 이번 인수계획을 조사한 결과, 기술유출 때문에 독일의 공공질서와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적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독일 정부는 자국 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무차별적 인수·합병(M&A)을 막을 수 있도록, 유럽연합(EU) 역외 기업이 독일의 사회기반시설 관련 기업의 지분 25% 이상을 인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첨단기술 유출을 우려해온 독일 정부가 옌타이 인수를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 상황에서, 법 개정 후 첫 불허 사례가 되는 것을 피하고자 정부 발표에 앞서 인수 의사를 거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독일 정부는 거부권을 행사할 계획이었다고 AFP는 전했다.
독일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이 최근 몇 년 새 독일내 기계나 자동차, 금융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중국 기업 영향력 증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컨설팅기업 EY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이 독일업체 54곳을 인수했고, 독일에 137억 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