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신성철)가 유기반도체 결정 크기를 10배 성장시켜 성능을 높이는 제어기술을 개발했다. 고성능 유기반도체 상용화를 이루는 기반을 마련했다.
KAIST는 스티브 박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기존 '용액전단법'을 개선·적용해 유기반도체 결정 크기를 키우고 전하 이동도를 높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유기반도체는 유기물질을 이용해 만드는 반도체다. 유기물질을 녹인 용매를 기판 위에 뿌린 뒤 용액을 증발시키는 '프린팅 공정'으로 반도체를 만든다. 용액전단법이 주된 프린팅 공정이다. 기판 위에 놓인 용매를 전단판(블레이드)로 쓸면서 용액을 증발시키는 방식이다.
고성능 유기반도체를 구현하려면 내부 결정 제어가 필수다. 결정성, 결정 성장 방향, 결정 크기가 전체 반도체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결정이 전하가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결정이 커질수록 전하 이동도가 높아진다.
문제는 결정 크기를 조절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용액전단법을 이용하면 전단판 이동 속도와 방향을 조절해 결정성 및 결정 성장 방향을 결정할 수 있지만 결정 크기는 제어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전단판 표면에 마이크로미터(㎛) 크기로 미세한 사각형 구조를 형성하는 방법으로 결정 크기도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전단판 표면 사각형 구조는 특정 기판 구역에 더 많은 용액이 맺히도록 한다. 용액이 더 많이 맺힌 곳을 기반으로 증발 반응 및 '결정 핵 생성'이 이뤄지는데, 이 경우 결정 수가 줄어드는 대신에 크기는 확대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다양한 균일 방막 제조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박 교수는 “무기고분자 구조를 결합한 용액전단법은 프린팅 공정 정밀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며 “유기반도체 뿐 아니라 다른 재료를 이용한 균일 박막 제조를 이끄는 원천 기술”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