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대형 SUV 신차 2종 美서 생산…관세폭탄 탄력 대응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신차 2종을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다. 현지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정부 수입차 관세 압박에 탄력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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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타차량(SUV) 양산형 전 단계 콘셉트카 그랜드마스터(HDC-2).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대형 SUV 신차 '코드명 LX2'와 기아차 대형 SUV '텔루라이드'(코드명 ON)를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 판매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신차 2종을 투입하면 현대차그룹 미국 생산 차종은 5종(현대차 3종·기아차 2종)에서 7종으로 늘어난다.

두 신차는 기획 단계부터 미국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설계했다. 차세대 대형 SUV 플랫폼을 사용, 차체를 대폭 키워서 실내를 7~8인승으로 배치했다.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안전·편의 기능도 선호도를 고려해 구성했다.

국내외 시장에 '팔리세이드'(가칭)라는 차명으로 알려진 대형 SUV 코드명 LX2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만든다. 내수 물량은 기존 맥스크루즈처럼 국내 울산공장에서 소화한다. 연간 37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앨라배마 공장은 엘란트라(아반떼), 쏘나타를 주력으로 생산해 왔다. 올해 6월부터는 신형 싼타페(5인승) 양산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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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양산 전 단계 콘셉트카 텔루라이드.

텔루라이드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된다. 기아차는 현지 수요가 높은 미국 대형 SUV 시장을 정면 공략할 핵심 차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내년에 텔루라이드를 출시하면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준중형 스포티지, 중형 쏘렌토, 대형 텔루라이드까지 총 3종 SUV 풀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신차 2종에 대한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트럼프 정부가 추진하는 수입차 고관세 부담을 덜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미국이 수입차와 부품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면 현대·기아차가 연간 5조5000억원에 이르는 관세 부담을 질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내 신차 생산을 위한 부품 현지화 비율도 지속해서 높여 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현대·기아차 미국 생산 차종 부품 현지화 비율은 50% 미만에 불과하다. 부품 현지 공급 비율을 높이면 생산성을 향상하면서 관세 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비상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에서도 미국 통상 이슈 영향과 대응책을 집중 논의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대형 SUV 신차는 국내외에서 최종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면서 “세부 생산 계획은 검토 단계로, 확정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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