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CT 신생기업 비중, 미국·중국 절반에도 못 미쳐... 산업 역동성 저하

국내 ICT 분야 신규 창업기업과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비율이 미국,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절반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돼 성장한 결과, 미래 성장 기반이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ICT 산업 내 주력 업종 다양화와 성장 사다리 구축이 시급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신승관)은 2일 스탠더드앤푸어스 캐피털 IQ에 매출이 등록된 글로벌 ICT 기업 2만6588개사 최근 10년 매출을 분석한 '주요국의 ICT 산업 성과비교 및 시사점'에서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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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국내총생산(GDP) 대비 ICT 산업 부가가치 비중이 유일하게 10%를 넘는 나라다. 2000년대 초반 벤처붐 당시 설립된 다양한 벤처기업이 IT 강국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닦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설립된 국내 ICT 신생기업 비중은 12.5%다. 미국은 27.9%, 중국은 27.5%에 달한다.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일본조차 한국 보다 높은 15.2%를 기록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ICT 기업 비율 역시 3.9%에 불과했다. 미국은 11.1%, 중국 6.8%, 일본 6.3% 모두 한국보다 높게 집계됐다.

미래 ICT 산업을 이끌어갈 신생 기업 등장이 부진하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 비율도 낮아 산업 생태계 전반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역동성이 저하된 상태다. 국내 ICT 산업이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결과라는 지적이다 .

국내 ICT 산업 매출도는 전년보다 8.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산업 성장 기여율이 82.8%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매출 상승률은 2.2%로 급락한다.

국내 기업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6.8%P 증가한 16.2%로 미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업종 호황에 따른 결과다.

규모별 분포에서도 한국은 매출 10억 달러 이상 기업 비율이 3.6%로 미국(22.8%)이나 중국(13.0%), 일본(13.5%)에 크게 못 미쳤다. 매출 100억 달러 이상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23.5%인데 반해 1억 달러 이하 중소기업은 0.3% 불과했다. 중국과 일본은 매출 규모에 관계없이 영업이익률이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 ICT 산업이 지난 10년간 시장점유율과 영업이익률 면에서 큰 경쟁력 향상을 보였으나 △일부 제조업으로 경쟁력 집중 △매출규모에 따른 경쟁력 격차 △신규창업 및 4차 산업 혁명 관련 기업 비율 저조라는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김정균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ICT 산업 내 주력 업종 다양화가 필요하다”며 “관련 서비스 육성,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성장 사다리 구축 등 혁신성과 역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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