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신성철)가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밝혀냈다. 암 기원 조직 연구로 교모세포종 치료약 개발에도 나선다.
KAIST는 이정호 교수 연구팀이 강석구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교수팀과 함께 교모세포종 돌연변이가 암 부위가 아닌 뇌실 밑 부분 '뇌실하영역'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주요 드라마 소재로 나올 만큼 치명적인 질병이다. 정확한 발생 부위와 발병 원리를 파악하기 어려워 치료법 개발도 쉽지 않았다. 그동안 학계는 교모세포종 돌연변이가 암 부위에서 발생해 발병으로 이어진다고 추정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암 발생 부위가 아닌 뇌실하영역에 주목했다. 2013~2017년 사이에 수술을 한 뇌종양 환자 28명을 대상으로 종양조직, 정상조직, 뇌실 주변 조직을 조합·분석했다. 이 결과 교모세포종이 뇌실하영역의 종양 유발 돌연변이로부터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발병 과정 역시 밝혀냈다. 유전자편집 동물 모델을 통해 뇌실하영역 돌연변이가 다른 뇌 부위로 이동해 교모세포종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교모세포종 돌연변이 세포가 곳곳으로 퍼진 뒤 다른 부위에서 종양으로 진화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교원창업 기업인 '소바젠'을 통해 교모세포종 치료약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치료약은 돌연변이 세포의 교모세포종 진화 과정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정호 교수는 “암 가운데 가장 예후가 좋지않은 교모세포종의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동물 모델까지 제작했다”며 “동물 모델 치료가 가능하다면 임상 적용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