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주가가 26일(현지시간) 실적 우려로 19% 가까이 미끄러지면서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134조원 가량 증발, 시총 기준으로 미 증시 역사상 '하루 최대폭락'이라는 오명의 신기록을 세웠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이날 미 뉴욕증시에서 18.96% 하락한 176.2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에서 176.46달러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상승분을 모두 까먹은 것이다.
마켓워치와 CNBC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전날 6299억달러(약 706조1179억원)에서 5102억달러로 줄어, 하루 사이에 1197억 달러(약 134조1837억원)나 증발했다.
마켓워치는 미 증시 역사상 시가총액 기준으로 하루에 1000억달러 이상이 증발한 것은 유례가 없었다면서 페이스북이 이날 '하루 최악의 폭락'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닷컴 버블이 붕괴한 지난 2000년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주가급락으로 하루 만에 907억달러와 800억달러의 시가총액을 날린 적이 있다.
페이스북 자체적으로도 이날은 최대의 폭락을 기록했다.
페이스북은 전날 뉴욕증시 마감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도 24%의 폭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페이스북 주가 폭락은 전날 장 마감 이후 발표된 2분기 실적이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매출은 42% 증가한 13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월가 예상치인 134억달러를 밑돌았다.
데이비드 위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투자자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3·4분기에는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이 한 자리 숫자로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향후 매출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도 우려를 키웠다.
일일 이용자 수는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아시아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1% 늘어난 14억70000만명을 기록했지만, 이 역시 시장 전망치인 13%에 미치지 못했다.
페이스북에 대한 전망도 잇따라 하향조정되고 있다.
노무라 인스티넷의 마크 켈리는 "페이스북의 이용자 증가세가 정체된 상황에서 단기, 중기적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수정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