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이 4.5% 증가했음에도 환율 상승, 고정비 증가 등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하락했다. 올 하반기에는 미국, 중국 등 대형시장에서 신형 싼타페, 투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 등 신차를 통해 판매 증대를 노린다.
현대차(회장 정몽구)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8년 2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한 47조1484억원(자동차 36조2414억원, 금융 및 기타 10조9070억원), 영업이익이 37.1% 감소한 1조632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4.5% 늘어난 224만1530대 판매를 기록했다. 국내시장에서 코나, 싼타페 등 신형 SUV 판매 호조가 지속되며 전년 동기대비 2.8% 증가한 35만4381대를 판매했다. 해외시장의 경우 유럽과 주요 신흥시장 등에서의 판매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4.8% 상승한 188만7149대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매출원가율은 비우호적인 환율 여건과 공장 가동률 하락 등에 따른 고정비 부담 상승, 국제회계기준(IFRS) 변경으로 기존 영업부문 비용에 포함되던 수출비가 매출원가에 포함되면서 전년 동기대비 3.2% 포인트 높아진 84.3%를 기록했다. 영업부문 비용은 마케팅 활동 등 전반적인 비용 집행 축소로 전년 동기대비 10.3% 감소한 5조7619억원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판매 증가와 금융부문 매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대비 원화 강세와 주요 신흥국 통화 약세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3.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포인트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5% 감소한 1조5424억원, 경상이익의 경우 29.7% 줄어든 2조547억원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 미국 금리 인상, 신흥국 중심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SUV 차급을 공략하고, 볼륨 차종 상품성을 강화해 판매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 상반기 부진했던 미국, 중국 'G2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인다. 올 상반기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33만5000대, 중국 시장의 경우 3.4% 줄어든 34만90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각 시장별로 전략적인 신차를 투입하고, 재고 및 인센티브 관리를 통해 고정비 하락에 초점을 맞춘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올 하반기 미국 시장에는 투싼·엘란트라(아반떼)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제네시스 G70을 투입하고, 중국 시장에는 라페스타,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투싼 페이스리프트 모델 등을 출시한다”면서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발생하는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과 현지 생산비용 등과 관련된 문제를 이달 초에 미국 상무부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