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호주의가 촉발한 무역전쟁 영향으로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올해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는 등 주요 수출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등 디트로이트 '빅3' 자동차 기업이 모두 올해 연간 실적전망을 낮췄다.
GM은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당초 6.30∼6.60달러에서 5.80∼6.20달러로 내렸다.
포드도 이날 2분기 순이익이 48% 급감한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라고 발표하면서 올해 EPS를 1.45∼1.70달러에서 1.30∼1.50달러로 낮췄다.
피아트 크라이슬러(FCA)는 올해 이자 및 세금 전 이익(EBIT) 예상치를 최소 87억유로에서 75억∼80억유로(약 9조8000억∼10조5000억원)로 낮췄다.
이들 기업은 실적전망 조정의 이유로 미국 트럼프 정부가 벌이는 무역전쟁을 직접 지목했다.
철강·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한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생산비용이 증가했지만, 중국의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보복관세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미국 금리 상승과 이로 인한 달러 강세, 주요 수출국의 통화 약세로 미국 기업들의 수출 환경은 악화했다.
포드의 밥 섕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추가 부과가 예고된 관세로 포드가 올해 투입해야 할 비용은 5억∼6억달러(약 5600억∼6700억원)에 이르고, 중국 보복관세 영향으로 연간 2억∼3억달러 추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GM도 최근 원자재 비용 급증과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통화 급락이 사업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런 요인들이 올해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GM은 대부분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철강을 쓰는데, 미국 철강업체들은 수입 철강에 관세가 부과된 이후 가격을 인상했다. 이들 기업은 재무상태에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GM은 생산비용 증가로 자동차 부문 잉여현금흐름(FCF)이 10억달러가량 감소해 4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피아트 크라이슬러도 올해 순현금흐름(NCF)을 이전 예상치인 40억유로보다 적은 30억유로로 예상했다.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 데이비슨은 올해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기존 9.5∼10.5%에서 9.0∼10.0%로 낮춰 잡으면서 무역전쟁이 계속되면 회사의 추가 비용은 연간 최고 1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전업체 월풀도 저조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원자재 비용 상승에 따른 회사의 비용 부담을 올해 3억5000만달러로 추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