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유명 가수 장쉐여우(장학우)의 중국 전국 순회공연장 7곳에서 안면인식 기술로 수배범이 검거돼 중국의 뛰어난 안면인식 기술과 함께 빈틈없는 '감시의 눈'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홍콩 대형 스타인 장쉐여우는 4월부터 7월까지 중국 각지를 돌면서 순회 콘서트를 열고 있다. 순회공연 시작 직후부터 콘서트를 보러온 관중 속에서 수배범이 검거되기 시작해 지금까지 행사장 무려 7곳에서 수배범이 잇따라 검거됐다.
5월 20일 저장성 자싱시에서 열린 콘서트 장에서는 출입구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의 얼굴인식 시스템이 3년전부터 도피행각을 계속해온 사기 용의자 남성의 얼굴을 식별해냈다. 이에 따라 이 피의자는 출입구를 통과한 지 불과 몇분만에 연락을 받은 행사장 내의 경찰관에게 체포됐다.
7월 13일 산둥성 웨이하이시 공연을 포함해 지금까지 순회공연장 7곳에서 수배범이 붙잡혔다. 이중 장시성 난창시 공연 때는 5만명 규모의 관중 속에서 수배범을 집어내 검거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검거된 수배범 중 한 명은 "위험하다는 걸 알았지만 설마 싶어 콘서트를 보러 왔다가 붙잡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바람에 장쉐여우는 인터넷에서 "수배범의 숙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국에서는 감시카메라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공안부 직속인 중국인민공안대학은 이달에 얼굴인식 시스템 개발회사와 제휴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영상분석 기술향상을 목표로 연구센터를 설립키로 결정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전했다.
중국에서는 거리와 공공시설, 개인 주택 등 곳곳에 약 1억7000만대에 달하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으며 대부분 AI를 탑재한 얼굴인식 스스템과 연동돼 있다. 이런 감시망은 "천망(나쁜 일을 저지른 사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하늘이 처 놓은 그물)이라고 불리며 개인감시와 특정인을 찾아내기 쉽게 돼 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사회 통제와 치안에 우선순위를 두는 중국 정부는 2015년 공안부 주도로 13억 중국인 누구의 얼굴이라도 3초 안에 90% 정확도로 식별하는 안면인식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섰다. 이러한 안면인식 기술은 치안뿐 아니라 유통, 금융, 교통, 여행, 숙박 등 중국인의 일상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으며 반체제 인사 동향 감시나 소수민족 탄압 등에도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