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첫 국산 이층버스 양산 초읽기에 돌입했다. 이층버스 신차는 그동안 독일 폭스바겐그룹 계열 상용차 만(MAN), 볼보버스 등 일부 상용차 업체가 독과점했던 국내외 이층버스 시장을 공략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층버스 신차 양산을 위해 다음달부터 양산 전 단계인 프로토타입 차량 시험 생산에 돌입한다. 도로 주행 테스트 등을 거쳐 문제점을 수정, 연내 양산 준비를 마칠 계획이다. 생산은 현대차 상용차 기지인 전주공장이 맡는다.
이층버스 신차는 현대차가 시외·관광 버스로 판매하는 유니시티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유니시티는 310마력급 디젤 엔진과 290마력급 압축천연가스(CNG) 엔진을 탑재하고, 1억2394만~1억4936만원 수준에 판매된다.
국산 이층버스는 차량 가격과 사후관리 등 경제성 측면에서 수입차보다 경쟁우위를 점할 전망이다. 현대차가 이미 전용 섀시(차대)와 엔진 등 버스 개발과 생산 기술을 확보한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하다.
현재 경기도에 광역버스로 공급 중인 MAN 이층버스는 대당 가격이 4억5000만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이보다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수입차보다 부품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차량에 문제가 발생하면 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현대차가 이층버스 양산에 뛰어든 것은 수요가 급속도로 늘고 있어서다. 경기도가 2015년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도입한 이층버스는 출퇴근 시간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 문제 해결책으로 떠오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경기도는 올해 상반기 기준 수원 25대, 용인 18대, 남양주 13대 등 12개 시 35개 노선에서 이층버스 117대를 광역버스로 운행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층버스 도입 지역과 대수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내년 초까지 16개 시군 193대로 이층버스 운행을 늘리고, 2020년까지 전체 광역버스(2100여대)의 20%(420여대)가량을 이층버스로 대체할 계획이다.
국회 교통위원회가 올해 3월 이층버스 구매비를 국비에서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향후 지자체 이층버스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법안이 시행되면 이층버스 구매비 30% 이상을 국비로 지원 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정부 지원을 받아 이층버스 파워트레인을 디젤이나 CNG 대신 전기로 대체하는 연구개발 프로젝트에도 착수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시험 차량을 제작해 관련 부처와 시장성을 검토한다. 현대차는 국내에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한 이후 해외 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