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동산 담보대출이 사물인터넷(IoT)을 만나 탄력을 받고 있다.
동산 담보대출이 미미하던 시중은행도 IoT 기술로 담보물을 관리하면서 사고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장 기계설비는 물론 태양광 설비까지 IoT 단말을 부착, 담보로 활용하는 상품까지 나올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IoT 단말기를 활용한 동산담보대출 관리 방안을 검토해왔으며 내달 초 관리시스템 구축에 착수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IoT를 활용한 동산담보 관리방안의 효과성 검증을 거쳐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태양광 설비나 신탁 동산도 IoT 단말 부착을 통해 관리를 효율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IoT 단말 전문업체와 시범 테스트에 들어갔다. 앞서 은행연합회에서 배포한 '동산담보대출 취급 가이드라인'도 내규에 반영했다. 개정된 연합회 표준안에서는 대상 기업과 담보자산범위 제한을 없앴다.동산담보 담보인정 비율도 6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아직 상품 출시를 검토하는 단계다.
이미 '스마트 동산담보 대출' 상품을 선보인 IBK기업은행은 두 달만에 65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상품 출시 전 자사 동산채권 담보대출 취급액과 비교 시, 월 평균 두 배 증가 수준”이라며 “당국에서도 장려하고 있고 시장 수요도 충분히 있어 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향후 2020년까지 1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간 시중은행은 동산담보 취급을 꺼려왔다. 부동산과 달리 동산 담보는 시세 추정이 어렵고 권리 관계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제든 떼일 수 있다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 5월 '동산담보 대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IoT와 빅데이터를 사후관리에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IoT 기반 무선단말기를 동산 담보물에 부착해 중앙관제센터로 각종 정보를 보내고, 관제센터는 담보물 이동과 훼손 여부를 은행에 제공한다. IoT 자산관리시스템으로 은행은 운용 리스크와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간 동산 담보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3~6개월마다 현장 실사를 나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며 “IoT 자산관리시스템으로 운용 리스크가 줄게 돼 은행권에서도 동산담보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