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을 늘리는 길은 규제혁파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얘기할 수 있다. (일자리가 없는) 청년들을 흡수하려면 청년들이 갈 수 있는 회사가 생겨야한다. 그러려면 (규제가 풀려서) 일이 막 벌어지고, 자꾸 창업해야 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19일 '제43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이 열린 제주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과감한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취임 후 5년 동안 그렇게 절박하게 얘기하고 다녔는데 효과가 전혀 없었던 데 대해 정말 무력감과 자괴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어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도 열 몇 개 풀고 한쪽에선 백개씩 쏟아지면 어떻게 감당이 되겠느냐”면서 “규제총량관리를 하든지 해서 더 이상 규제를 쏟아내는 것을 없애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취지에 동의를 표하면서도 방법론 등에 우려를 나타냈다.
박 회장은 “소득 양극화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상대적 빈곤층 두께도 1990년대에 비해 두 배가 넘게 늘었다”면서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OECD 35개국 중 34위일 정도여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문제인식은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우려된다고 했다.
박 회장은 “단기간에 (임금부담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대로 가면 한계기업이 상당히 늘어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다”면서 “영세 소상공인일수록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가는 분들 숫자가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이 감내하기 어려우면 결국 소상공인 밑에서 일하는 저임금 근로자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양한 정책수단으로 직접적인 분배 정책을 조금 과감하게 써도 거의 같은 효과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재정지출을 확대하거나 관급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기업 정책에 대해서는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정부의 개혁 정책은 사익편취 문제나 하청업체 문제 등 대부분 대기업 일탈행위를 막아보겠다는 것이었다”면서 “이것이 시장질서를 굉장히 나쁘게 한다거나 기업 경쟁력을 훼손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은 이것도 규제와 제도하고 상당히 연결이 되는 문제인데 자율적으로 기업이 따라가고 동의하고 운용하는 규범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가 기업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을 위한 규제 혁파를 재차 강조했다.
박 회장은 “소통과 격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들이 일을 더 벌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제는 심리라고 하는데, 희망심리가 경제에 많이 퍼져나갈 수 있게 정책 운용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국회나 정부가 경제 심리를 어렵게 만드는 조치는 좀 천천히 하고, 하향 추세에 있는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돌파구를 만드는 데 집중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제주=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