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부 장관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 연내 인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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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된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연내 인상 방침이 없다고 밝혔다. 철강·자동차 등 제조업 중심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우려가 커지자 속도 조절을 택한 것이다.

백 장관은 16일 세종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 문제는 속도 조절을 하겠다”면서 “연내 이를 인상하겠다는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경부하 요금 관련 업계 우려를 충분히 들었고, 우려를 반영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백 장관의 경부하 요금 인상 연기 언급은 지난달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심야 시간 제조업 전력과 소비 문제를 언급하며 인상을 시사한 것에 대한 첫 정부 입장이다. 한전이 산업용 전기요금 이슈를 제기했지만 정부가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미국 무역 제재로 철강과 자동차 업계 위기감이 커진 상황에서 경부하 요금 인상은 일단 뒤로 미루자는 판단이다.

그러나 앞으로 인상 검토 가능성을 내비쳐 여지를 남겼다. 백 장관은 “이제 전기요금 문제는 철강 업체가 세계무역기구(WTO) 통상 규범에서 통상 마찰 문제를 제기하는 등 국가 보조금으로 해석하는 문제도 있어 통상 규범 측면에서도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 수요와 원가 상승 외에도 전기요금 검토 요인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주요 선진국은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사실상 기업 지원이라며 WTO 제소 엄포를 놓거나 덤핑관세 명분으로 삼으려 했다. 최근에는 미국 상무부가 국내 철강회사를 상대로 벌인 상계관세 조사에서 미국 철강회사가 한전 전기요금을 보조금이라고 주장했다.

백 장관은 산업계의 에너지 분야 투자 필요성도 강조했다. 스마트팩토리 등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비즈니스를 통해 산업계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고 이를 제3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담겠다는 구상이다.

원전 수출과 관련해선 동유럽권 비즈니스 계획을 소개했다. 계획에 따르면 오는 9월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에서 원전 세일즈 로드쇼를 개최한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조사에 대해서는 “미국 정·재계 인사들은 우리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대상이 아닐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백 장관은 “우리가 미국 4위 수입국이고,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 무역 적자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면서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적용은 철강과 비슷한 방식으로 갈 것”이라며 대응 필요성을 밝혔다.


조정형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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