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입김으로 위변조를 구별하는 필름기술을 개발해 중소기업에 이전했다. 위변조 상품 불법거래를 차단하는 보안 솔루션으로 상용화 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김성수)은 박종목 미래융합화학연구본부 박사팀이 입김을 불면 색상이 변하는 투명필름제조기술을 개발해 필름코팅 전문기업인 대현에스티에 이전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고분자 물질을 여러 층으로 쌓아 필름을 만들었다. 1차원 광결정 구조를 가지는데, 한 쪽 방향으로만 굴절률이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평소에는 투명하다. 그러나 높은 습도에 노출되면 광결정 구조가 변화해 반사 빛 파장이 달라지고 색상이 달리 보인다. 정품인증 이미지를 숨겨뒀다가 입김의 영향으로 떠오르게 할 수 있다. 필름에 닿은 습기가 사라지면 본래 투명한 상태로 돌아온다.
이 필름은 기존 기술보다 경제성이 높다. 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고분자 물질 용액 코팅공정과 프린팅 기술만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색변환 잉크, 홀로그램, 입체필름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조 가능하다. 그동안 쓰인 복사 및 복제 방법도 적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이미 관련 국내 특허 3건을 출원했고, 해외 5개국에도 출원하는 중이다. 현재 대현에스티와 협업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진품과 가품을 판별하는 '1단계 보안 솔루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높은 경제가치 창출도 가능하다. 전 세계에서는 국가세금이 부과되는 담배, 양주, 화장품 등 제품의 불법 유통이 폭증하고 있다. 불법 담배의 경우 거래규모가 전체 담배시장의 약 11%에 달한다. 국내에서만 담배 불법 거래 세금탈루액 규모가 최대 2100억원에 이른다.
김성수 원장은 “이번 기술은 입김만으로 쉽게 위변조 여부를 구별할 수 있어 국가세금 탈루나 기술 가치 저하와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한다”며 “순수 국내 기술로 상품 불법 거래 차단이 가능해 국제 보안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