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 속에 고립됐던 태국 소년 축구단원들이 마침내 전원 구조됐다.
태국 북부 치랑라이주의 동굴에 갇혀있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 코치 등 13명은 10일(현지시간) 네이비실 대원들과 함께 지상으로 복귀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수위가 올라가면서 고립됐다.
실종 상태였던 이들은 고립 열흘째인 지난 2일 밤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들에 의해 동굴 입구로부터 5k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이후 구조 당국은 잠수 대원과 의사, 음식물을 동굴 내부로 들여보냈고 건강을 회복한 아이들은 침수구간 탈출을 위해 필요한 잠수 장비 사용법 등을 배우며 과감한 구조 작전 끝에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수도승 출신인 엑까뽄 찬따웡(25) 코치의 명상과 마음 다스리기 교육 등이 큰 역할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전했다.
구조된 소년들의 진술에 따르면 엑까뽄 코치는 아이들에게 명상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체내에 에너지를 비축해두는 방법을 가르쳤다. 또 하루 먹을 과자의 양을 정해주고, 복통을 일으킬 수 있는 흙탕물 대신 천장에 고인 맑은 물을 마시라고 알려줬다.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양보한 후 자신은 거의 공복 상태에서 버텼다.
한때 아이들을 데리고 동굴에 들어간 코치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으나, 그가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보살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비난은 찬사로 바뀌었다.
앞서 엑까뽄 코치는 추가 구조를 기다리면서도 구조대원을 통해 보내온 편지에 두려움 보다는 미안함을 담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돌볼 것을 약속한다"며 동굴로 데려온 데 대해 "사죄한다"고 썼다.
태국 매체는 기적 같은 전원 구조 소식과 함께 "아이들을 지키겠다"던 한 청년의 약속이 이뤄졌다고 엑까뽄 코치를 극찬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