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이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폭탄 투하를 예고한 6일(현지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반격을 다짐하며 강력히 경고했다.
이는 미중 모두 오는 6일부터 관세부과를 예고했지만, 중국은 미국과의 12시간 시차를 의식해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고 막판 타협 가능성도 열어 두려는 의도로 보인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최근 내놓은 외국 기업 투자 네거티브 리스트는 각국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미국이 관세라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도처에서 협박하는 무역패권주의에 대해 중국은 머리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오 대변인은 "중국은 경제 세계화와 전 세계 산업구조에서 중요한 참여자로 많은 수출품이 외국 투자기업에서 생산된 것"이라면서 "미국이 발표한 대중국 관세 부과 명단 가운데 200여억 달러 규모의 제품은 중국 내 외국 투자기업들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관세 부과를 강행한다면 중국과 미국 투자기업을 포함한 각국 기업에 관세를 매기는 셈"이라면서 "미국은 전 세계 뿐만 아니라 자국에도 발포하는 게 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번 무역전쟁을 야기했으며 우리는 싸우길 원치 않지만 국가와 인민의 이익 수호를 위해 필요하면 부득이하게 싸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절대로 먼저 총을 쏘지 않을 것이지만 미국이 관세조치를 시행하면 어쩔 수 없이 반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관세당국인 해관총서도 5일 미국의 관세부과에 대한 보복조치 실시 시간과 관련해 기자문답 형식에서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제5호 공고'에 근거해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가 발효된 이후에 즉시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무역보호주의에 내세운 미국을 직격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소비자와 세계 각국 국민 중 무역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면서 "무역전쟁이 일어나면 모든 나라에 불리하며 각국 산업계와 소비자가 손해를 볼 뿐이다"이라고 주장했다.
루 대변인은 "우리는 무역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한 국가가 정당한 이익을 침해받으면 권익을 지킬 권리가 있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한 점을 언급하면서 "중국과 EU 지도자는 모든 일방주의와 무역보호주의를 반대하고 다자무역 체제를 수호해야 한다고 표명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야기된 중미 마찰은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의 입장은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역설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