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가재난 안전통신망(재난망)이 오는 9월 첫 삽을 뜬다. 행정안전부는 4일 재난망 본 사업을 위한 사전 규격을 발표했다. 총 투자 규모는 1조7000억원, 단말 비용을 제외한 사업비만도 9000억원에 이른다. 실제 사업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3년이며, 운영은 2019~2025년 7년에 걸쳐 이뤄진다. 전국을 A, B, C구역 3단계로 나눠 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재난망에 성공하면 얻는 실익이 무엇보다 크다. 전국 재난안전 기관 모두 동일한 700㎒ 대역 통신망을 활용, 재난 상황 시 일사불란한 지휘 체계를 갖추게 된다. 사진·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 재난 대응 효율성도 높아진다. 과거 경찰청, 소방서,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기관으로 나뉘어 혼선을 빚던 아찔한 상황은 사라진다.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공공안전 LTE(PS-LTE) 기술을 전국망에서 검증, 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사업 확정까지 과정은 되짚어 봐야 한다. 무려 15년 만에 본 사업을 위한 로드맵이 공개됐다. 재난망은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를 계기로 표면화됐다.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본 사업 확정까지 15년 기간은 스토리만 다르지 막장 드라마나 다름없었다. 2003년에 논의를 시작했지만 외산 독점, 기술 방식, 비용 문제, 부처 간 알력 등으로 표류를 거듭했다. 백지화와 재추진이 수차례 번복됐다. 2014년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지만 혈세 낭비 논란으로 다시 4년을 허비했다. 급기야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 과제로 채택되면서 매듭을 짓게 된 것이다.
논의 과정에서 빚은 후진성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재난망 구축이 늦어지면서 부산 지하철 사건, 태풍과 같은 자연 재해로 아찔한 상황이 수없이 반복됐다. 국민 안전과 직접 관련 있지만 15년 동안 제자리걸음이었다는 점은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국민 안전을 담보로 하여 소모전을 벌인 격이다. 이제라도 속도를 내서 차질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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